이라크 수니파 무장세력 지도자가 이라크 내 미군 수용소에서 수감된 경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 수용소에 수감됐다 풀려났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일리비스트는 이라크 남부 부카에 있던 미군 기지 지휘관이던 미 육군 케네스 킹 대령의 증언을 인용해 알바그다디가 기지 내 수용소에서 5년 수감된 뒤 2009년 풀려났다고 전했다.
킹은 “부카 기지 수용소 출신이 (최근 이라크 내 종파 분쟁에) 가담했다는 건 놀랍지 않지만, 그게 알바그다디여서 놀랐다”며 “그가 지금처럼 위험한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알바그다디는 2009년 석방 당시 “여러분, 뉴욕에서 봅시다”고 말했는데, 킹은 이 말을 위협으로고 느끼진 않았다고 했다.
또한 킹은 “수용소에는 ‘최악의 수감자’ 그룹은 따로 분류해 관리했다”며 “알바그다디도 악한이었지만, 최악 수감자 집단에 있진 않았다”고도 했다. 수감 전 알바그다디는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아니었지만, 수감자들과 어울리며 급진주의 성향을 띠게 됐다고 데일리비스트는 전했다.
부카 기지 수용소는 이라크전 기간 미군이 운용했던 최대 규모 수용소다. 당시 시아파·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원 등 2만6000명이 수감돼 있었다. 수감자들은 2009년 9월 기지가 폐쇄되면서 바그다드 등지로 석방됐다. 킹은 “수감자들은 모든 것을 뺏긴 채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간을 이용해 전략을 짜고 적에 대해 공부했으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알바그다디가 어떤 이유로, 어떤 경로로 수감됐는지는 베일에 싸여있다. 그의 경력에 대해 알려진 바도 전무하다. 알바그다디는 1971년 바그다드 북쪽 사마라에서 태어나, 바그다드대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은 교사 출신으로만 알려져있다. 조직원들에게도 복면을 쓰고 연설해 ‘보이지 않는 지도자’로 불린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작은 빈라덴’ ‘빈라덴의 후계자’라는 별명의 알바그다디는 소멸 위기의 ISIL을 재조직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는 날카로운 전략가이자 무자비한 킬러였으며, 충분한 자금동원도 이뤄냈다”고 평했다. 미국은 알바그다디에게 현상금 1000만달러(약 102억원)을 건 상태다. ISIL는 ‘수니파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가 약화된 틈을 타 최근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모술 등 주요도시를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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