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9개 은행 유로존 재무건전성 '낙제', 구조조정 압력 받나

유럽중앙은행(ECB)이 26일 발표한 회계 기준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결과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은행들이 낙제점을 받았다. 이로써 이탈리아 은행들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CB는 유로존 18개국 대형은행 130개를 상대로 평가를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25개 은행이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 은행이 9개로 가장 많았으며, 그리스·키프러스(3개), 벨기에·슬로베니아(2개) 순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 캡처 (http://www.ft.com/intl/cms/s/0/cef31d5c-5cfe-11e4-9753-00144feabdc0.html#axzz3HKE4nOUg)

자본부족이 가장 큰 은행도 이탈리아 은행이었다. 평가에서 몬테 데이 파스치 은행(MPS)의 자본부족량은 21억유로(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방카 디 이탈리아 관계자는 MPS에 자금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MPS의 자본부족량은 13억5000만유로(약 1조8000억원)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방카 디 이탈리아 관계자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측정 지표들이 이탈리아 은행들에게 비현실적으로 가혹하다”고 말했다. 파비오 파네타 부총재는 “이번 평가 결과가 놀랍지 않다”며 “이탈리아가 5년간 겪은 경기침체는 ECB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 내용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탈리아 정부에 구조조정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낙제점을 받은 은행 25개의 자본 부족량은 총 246억유로(약 32조8700억원)로 나타났다. 다만 이 중 12개 은행은 올해들어 150억유로(약 20조원) 증자에 나선 상태다. 나머지 13곳은 부족분 약 100억유로(약 13조원)를 메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