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주변국들 “마두로, 야권과 대화를”… 야권, 퇴진 요구
폭력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사망자가 또 나왔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중남미 국가들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에 대화를 촉구했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12일 북부 카라보보주 발렌시아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 등으로 대학생과 군인 등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콜렉티보스’라 불리는 친정부 무장세력이 총격을 가해 시위에 참가한 학생과 현장에 있던 시민 등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올 들어 발생한 시위로 숨진 사람은 25명으로 늘었다. 거듭되는 사망 소식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안보 당국자 특별 회의를 소집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으로 번진 시위에 지난달 12일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뒤 한 달이 지났다. 경제와 치안에 불안을 느낀 대학생·중산층을 중심으로 정권 퇴진 요구가 거듭 나오고 있다. 마두로 정권은 과거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처럼 미국 등 서방의 ‘공작’과 부추김 때문에 시위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 차베스의 후계자인 마두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번 시위를 기득권층인 중산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중산층이 많은 도시에서 주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실제로 서민들 사이에서는 빈곤 문제 해결에 치중한 차베스 시절의 성과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더 이상 이번 시위를 정부와 야권, 친정부 세력과 반정부 세력의 갈등으로만 볼 수는 없으며 마두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위대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시위는 이미 전국으로 확대됐고, 반차베스 싸움을 이끈 야권이 아니라 거리의 학생과 시민들이 주도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상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폭력 사태가 길어지자 주변국들도 마두로 정권에 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마두로가 야권과 대화를 좀 더 시도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 취임 축하차 모인 남미국가연합 외교장관들도 12일 산티아고에서 성명을 발표해 베네수엘라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정부와 야권의 대화를 촉구했다. 평화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정부는 남미국가연합의 결의를 환영했다”고 말했으나, 대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마두로는 지난달에 이어 지난 9일 야권에 평화회담을 제안했지만 야권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는 트위터에 “마두로의 퇴진만이 우리의 목표”라는 글을 올리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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