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관람 중 체포된 이란 여성 단식 돌입

ㆍ감금 100일 앞두고… 어머니도 단식

지난 6월 이란에서 배구 경기를 관람하다 체포된 이란계 영국 여성 곤체 가바미(25·사진)가 감금 100일을 앞두고 단식에 돌입했다고 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영국 런던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가바미는 지난 6월20일 이란 수도 테헤란 아지디 스타디움에서 체포됐다. 여성의 스포츠 경기 관람을 불법으로 규정한 이란법에 항의하는 의미로 월드리그 배구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가바미는 영국 국적 때문에 4시간 만에 풀려났다. 하지만 열흘 뒤 경찰은 가바미가 이란 국적도 보유한 이중국적자임을 확인한 뒤 다시 체포했다. 이란 당국은 가바미를 테헤란의 악명 높은 에빈 감옥에 가뒀다. 가바미의 사연이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지자, 이란 정부는 감금 석 달 뒤 ‘반체제 선전’ 혐의를 붙였다.

런던에 사는 가바미의 어머니 수전 모쉬태지언은 4일 수감 중인 딸을 면회한 뒤 “가바미가 지난 1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고 들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7일은 가바미가 수감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모쉬태지언은 “가바미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나도 단식을 시작했다. 가바미가 석방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빠 이만 가바미(28)는 여동생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 캠페인을 지난달 시작했다. 이 캠페인에 6일 현재 약 53만명이 서명했다. 오빠는 6일 영국 외교부를 방문해 가바미의 석방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여성들도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종교 지도자들은 여성의 스포츠 경기 관람에 여전히 부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