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아동 성매매 성직자 첫 재판

ㆍ폴란드 출신 베소워프스키 대주교 체포해 연금 조치

교황청 대사 시절 아동 성매매를 했다는 혐의로 폴란드 출신 전 대주교 요제프 베소워프스키(66)가 체포됐다. 바티칸이 아동 성매매 혐의로 전직 성직자를 체포하고 형사 재판을 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교황청은 23일 성명을 발표하고 베소워프스키 전 대주교의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교황청은 베소워프스키가 재판소 내 감옥에 구금돼야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소 인근 아파트에 연금됐다고 덧붙였다. 베소워프스키는 2008년부터 도미니카공화국 주재 교황청 대사로 재직하며 구두닦이 소년들을 상대로 성행위를 한 뒤 대가를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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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신앙교리성의 교회법 재판소는 지난 6월 베소워프스키의 대주교직을 박탈했다. 베소워프스키는 이에 항소했으나, 파면과 별개로 아동 성매매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집사 파올로 가브리엘 이후 대주교급 인사가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은 그동안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범죄 사실을 은폐한다는 비난을 들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 베소워프스키는 바티칸에 소환됐는데, 이를 두고도 교황청이 성범죄를 은폐하려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범죄를 엄벌하겠다고 공언했다. 교황은 지난해 교회법을 개정해 아동 성범죄 혐의 최대 형량을 징역 12년으로 늘렸다. 지난 5월에는 성범죄를 ‘사탄의 미사’라고 표현하며 아동 성범죄 혐의자에 대한 불관용을 천명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의 의지에 따라 체포가 이뤄졌다”며 “재판을 지체없이, 엄격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