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도 없이 쿠바 관타나모 미군 수용소에 13년째 수감됐던 쿠웨이트인 파우지 알 오다(37·사진)가 5일(현지시간) 석방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관타나모 수감자 재평가 회의에서 ‘극단주의 세력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오다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 당국자들이 지난달 오다의 석방을 결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재평가 회의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언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설치했다. 이 회의의 결정을 통해 석방된 관타나모 수감자는 오다가 처음이다.

오다는 2001년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 오다의 가족들은 현상금을 노린 이들이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오다를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다는 제대로 된 재판도 받지 못한 채 2002년 2월 관타나모로 이송됐다. 이후 오다의 가족들은 오다의 석방을 꾸준히 탄원해 왔다. 미국 시민단체 헌법권리센터(CCR)는 오다를 비롯한 일부 인사들의 수감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2004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다는 2006년 고문에 반대하며 단식에 돌입한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상황을 BBC에 증언하기도 했다.

오다의 변호사 에릭 루이스는 “그는 괴로워하지도, 화내지도 않았다”며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기뻐하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오다는 수용소 석방과 동시에 쿠웨이트로 출발했으며, 미국-쿠웨이트 정부 간 협정에 따라 최소 1년간 쿠웨이트의 교정 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