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전상현이 24일 광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2016년 데뷔한 KIA 우완투수 전상현(23)은 최근 2019 KBO리그 신인왕 후보로 물밑에서 부상했다. 55경기에서 58.2이닝을 던져 1승4패, 14홀드, 평균자책 3.22를 기록중이다. 오른손 투수임에도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17에 불과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09다. 일찌감치 리그 하위권에 처졌던 KIA가 올해 얻은 수확 중 하나다.

지난 2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만난 전상현은 “한 2주전 쯤에, 매니저님이 알려주셔서 신인왕 자격이 되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2016년 데뷔 첫 해 13.1이닝을 던진 전상현은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한 뒤 지난해 전역 후 10.1이닝을 던졌다. 프로 4년차인 전상현은 신인왕 자격(6년차·30이닝 이내)을 모두 충족했다. 하지만 전상현은 그저 ‘아프지 말고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내자’는 목표만 품고 마운드에 올랐다.

전상현이 올해 거둔 성과는 예상 밖이지만,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2군)리그 전체 다승 1위(13승), 평균자책 3위(3.06)를 기록했다. 지난해 2군에서 주로 선발로 뛴 것과 달리 올해 1군에서 전상현의 보직은 불펜으로 바뀌었지만, 전보다 보다 나은 피칭으로 1군에서도 통할 재목임을 증명했다.

KIA 전상현이 지난 2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 윤승민 기자

 

전상현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하체를 활용하는 법을 배웠다. 중심이동이 좋아졌고 공을 놓는 지점도 전보다 앞으로 당겨졌다”며 “덕분에 구속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전상현의 지난해 속구 평균구속은 시속 138㎞였으나 올해 142㎞까지 늘었다. 시즌을 치르면 지칠법도 하지만 막바지로 갈 수록 속구가 평균 시속 144㎞를 넘기는 경기가 더 잦아졌다.

구종을 속구-슬라이더로 단순화한 가운데 속구에 위력이 더해지니 좌타자 상대 승부도 좋아졌다. 전상현은 “2군에서 양일환·곽정철 코치님이 하체를 이용한 투구를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다”며 “1군에서 기회를 주신 박흥식 감독대행님께도 감사하다. 전력분석·트레이닝 파트도 많은 부분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전상현은 “신인왕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수상하지 않더라도 많은 것을 배웠기에 전상현에게 올 시즌을 뜻깊다. 전상현은 “4월26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첫 등판했을 때가 생각난다”며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팬들이 마운드에 오르는 저에게 환호해주시던 것들이 여전히 기억난다”고 했다. 그 때의 열띤 함성은 전상현이 더욱 마음을 다잡게 만들었다. 전상현은 “올 시즌을 계기로 내년에 더 발전하는 투수가 되고,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