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가 지난달 29일 뉴욕 메츠 원정경기 8회초 삼진을 당한 뒤 아쉬운 듯 서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오승환(37)에 이어 강정호(32)도 메이저리그 소속팀으로부터 양도지명됐다. 피츠버그 구단은 3일 강정호를 양도지명처리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올 시즌 빅리그 65경기에 나서 10홈런, 24타점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0.169에 머무르는 등 부진에 빠져 있었다.

오승환에 이어 강정호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오승환과 같은 듯 다른 처지에 더 다양한 변수를 안고 있어 강정호의 다음 행선지를 알기는 어렵다.

강정호도 오승환이 그랬던 것처럼 7일 이내 다른 팀의 부름을 기다린다. 이 기간 동안 다른 팀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강정호는 팀에서 방출되거나 웨이버공시된다. 오승환의 경우,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이 확정된 상황에서 양도지명 절차가 진행됐다. 연내 복귀할 가망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구단의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고 실제 방출로 이어졌다.

30대 초반의 강정호는 30대 중후반으로 선수생활의 막바지에 다다른 오승환의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승환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콜로라도와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도 한국 복귀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강정호는 그렇지 않다. 강정호 측은 일단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에 진출한 강정호의 보류권을 갖고 있는 키움 구단도 일단은 강정호의 미국 잔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복귀를 결정한다해도 강정호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오승환도 마카오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돼 한국 복귀시 출장정지 징계가 불가피하다. 임창용이 받았던 72경기 출장 정지에 준용하는 징계를 오승환 역시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승환은 사건이 불거진 2015년말 일본 한신에서 뛰었고, 시즌 후 미국으로 진출해 아직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를 받지 않았다.

강정호는 2017년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과거 두 차례 더 한 사실이 밝혀졌다. 세 차례 운전으로 법정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아 미국 비자 취득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바 있다. 오승환과 마찬가지로 강정호는 아직 KBO의 징계를 받지 않았다.

KBO는 올해 음주 사고를 일으킨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특히 강화했다. 지난 4월 음주사고를 일으킨 강승호(SK)에게 90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 제재를 부과했고, 2월 음주운전이 적발된 윤대영(LG)도 50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두 선수는 각자 소속팀의 요청에 따라 임의탈퇴처리되기도 했다. 강정호에 대한 팬들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강정호에게도 못지 않은 제재가 에상된다. 강정호는 이 부분까지 고려해 국내 복귀 여부를 저울질할 것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