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민수가 지난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NC전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수원 연합뉴스

 

프로야구 KT는 지난 23일 수원 NC전에서 1승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시즌 첫 선발등판한 우완 김민수(27)가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얻은 행운의 승리가 아니었다. 4년여만의 선발등판에서 6이닝 5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끝에 승리를 안았다. 

김민수는 이강철 KT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점찍어 둔 미래의 선발감이었지만, 시즌 출발 때부터 선발투수로 뛸 준비는 하지 못했다. 때문에 KT는 불펜으로 뛰던 김민수가 선발로 연착륙할 수 있게 조심스레 준비시켰다. 금민철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자 18일 김민수에게 3.2이닝을 던지게 했는데, ‘오프너’ 전유수가 먼저 1~9번 타순을 상대하도록 하면서 김민수가 많은 투구수에 적응하도록 했다. 23일 경기를 앞두고도 이강철 감독은 김민수의 투구수를 ‘80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경기 후 만난 김민수는 올해 선발로까지 발탁될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로 ‘자신감’을 꼽았다. 김민수는 “2군의 정명원·최영필·홍성용 코치님이 ‘너는 공이 좋으니 믿고 던지면 된다’고 말씀해주신 덕이 컸다”고 말했다. 김민수는 지난해 시속 130㎞ 후반대에 그쳤던 속구 구속을 142㎞까지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변화도 겪었다. 김민수는 “1군에 올라와 던지면서도 그 말씀들을 기억하고, 욕심을 버리고 즐기면서 투구하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불펜에서 1이닝씩 던지면서 무실점, 1실점으로 막는 경기가 쌓여갔고, 자신감은 점차 자라났다. 올해 첫 선발경기에서도 그 다짐을 되새겼다. 김민수는 1회와 2회 1점씩을 내줬지만, 3회부터 ‘안타를 맞자’는 생각으로 던진 뒤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불펜으로 뛰다 갑자기 선발로 부름을 받았을 때도 “당황스럽지 않고 좋았다. 프로에서의 목표가 선발로 뛰는 것이었다”며 “상무에서 뛸 때도 선발·불펜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한대로 뛰었다”고 했다. 차분한 말투 속에서도 자신감은 숨길 수 없었다. 

이제 김민수의 위상은 조금 더 높아졌다. 이강철 감독은 “금민철이 돌아와도 김민수가 중용될 수 있다. 로테이션에 고정하지 않더라도, 기존 선발투수들에게 쉴 타이밍이 올 때 대체선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는 “그동안 선발로서의 책임감은 느껴본적이 없는데, 이제 오늘부터 조금씩 느껴진다”고 말했다.

KT 김민수가 23일 수원 NC을 마친 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를 들고 있다. KT위즈 제공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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