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중인 두산 투수들이 지난달 26일 미야자키 선마린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2군과의 연습경기 후 미팅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씩씩하게 던지는 젊은 투수들 사이에서 기존의 얼굴들이 부활을 향한 날갯짓을 펴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중인 2차 스프링캠프에서 두산은 보다 두터운 마운드를 구축하려는 꿈에 다가서고 있다.

두산은 호주 질롱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부터 생소한 투수들 여럿을 데려갔다. 신인이 아닌데도 1군 마운드에서 모습을 잘 보이지 않았고 김태형 두산 감독조차 “직접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을 이들이 캠프 명단에 여럿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달 24~27일 미야자키에서 두산이 일본 프로 1·2군팀을 상대로 치른 ‘구춘 대회’에서 실전 투입 시험대에 올랐다.

투수들의 투구를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일본 미야자키 캠프 현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젊은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여느 감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빠르고 공격적인 승부’다. 적은 투구수로 얼마나 상대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요리하는지, 타자와의 승부를 피해가다 볼이 늘어나는 것보다 안타를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승부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투수들에게도 직접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물론 젊은 투수들이 그런 감독의 바람을 쉽게 충족해주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이번 캠프에서는 젊은 투수들의 자세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김태형 감독은 보고 있다. 우완 채지선, 전창민 등이 두산 불펜의 빈 자리를 노려볼만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젊은 투수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와중에서도 지난해 불펜 전력에 크게 도움되지 못했던 투수들이 약진을 꿈꾼다. 김태형 감독은 “박치국이 밸런스를 잡았다. 본인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치국은 2018년 67경기에 나와 17홀드, 평균자책 3.63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을 도왔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차지하는 영광도 누렸다. 그에 비해 지난해 성적은 61경기 14홀드, 평균자책 4.50으로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경기 중·후반 접전 상황에서 투입됐던 2018년의 역할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박치국의 부활도 반갑지만 김 감독은 마운드의 키로 김강률을 지목했다. 김강률은 잇단 부상의 여파로 지난해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부상에서는 회복했으나 이번 캠프에서는 투구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감독은 “김강률이 돌아와야 함덕주·이형범 등 필승조 투수들도 부담을 덜고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불펜에는 다양한 유형의 선수가 있지만 김강률처럼 힘있고 빠른 공을 던지는 유형의 선수가 있어준다면 전력 구상이 한결 나아진다. 김 감독은 “김강률이 첫 실전 등판 때는 조금 애를 먹었지만 두번째 등판과 불펜피칭부터는 점차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야자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