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최원태가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키움히어로즈 제공

 

최원태(23·키움)가 지난 3년간 거둔 성적만 보면 ‘차세대 토종 에이스’라 부르기에 손색은 없다. 3년 연속 10승을 채웠고, ‘타고투저’ 완화 영향이 있다지만 평균자책도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건강’에 대한 의문부호를 떼지는 못했다. 2017~2018년 어깨와 팔꿈치를 다쳐 9월부터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등판 간격을 ‘5일 이상’으로 조절하는 특별 관리 속에 시즌 끝까지 마운드에 섰으나 포스트시즌 때 흔들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입단 첫 해인 2015년에도 어깨 통증을 느껴 쉬었던 최원태는 이제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투수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중인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최원태는 건강한 시즌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최원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투구폼 수정이다. 투수 전문가로 꼽히는 손혁 키움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투수들의 투구폼에 관심을 보였다. 최원태는 손 감독과의 면담 때 투구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고 변화를 결정했다.

지난해 최원태는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순간 축이 되는 오른다리가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는 오른다리를 단단히 고정하고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투구 때 두 다리가 단단히 지탱해야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고 힘을 더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가 어깨 위로 솟아 ‘뒤집힌 W자’ 모양이 되는 현상도 교정하고 있다. 역시 힘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과거 통증을 느꼈던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를 덜기 위한 방법이다.

이런 변화가 정착되면 최원태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덜 뿐 아니라 더 많은 기회도 얻게 된다. 키움은 최원태가 부상 위험을 줄이는 새 투구폼을 완벽히 익히면 올해는 ‘특별관리’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도록 할 참이다. 대체 선발을 쓰지 않고 로테이션을 운용할 수 있다면 키움은 강점인 불펜을 더욱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손혁 감독은 “안우진의 경우 새 투구폼을 자리잡도록 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최원태는 조금만 손을 봐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화가 성공해 투수로서의 내구성까지 갖춘다면 최원태는 지난해 처음 경험한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도 씻고 우승에까지 다가갈 길도 더욱 넓어지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