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에 4년간 8000만달러(930억원)에 계약한 류현진이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이석우 기자

 

류현진(32)이 새 팀 토론토와 계약하면서 ‘적응’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팀, 소속 리그와 지구뿐 아니라 스프링캠프 위치도 달라진다.

LA 다저스는 서부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류현진이 2013년 입단한 뒤 팀과 함께 시즌을 준비할 때는 항상 애리조나를 찾았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일뿐 아니라 스프링캠프도 플로리다에 차린다. 애리조나와는 시간대도 다르다.

‘적응’을 새 시즌 당면과제로 꼽은 류현진에게 그나마 반가울만한 소식은, 김광현(31)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역시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다는 점이다.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팀은 시범경기에서 서로 만날 수 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류)현진이 형과 스프링캠프만이라도 같은 곳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는 비록 리그가 서로 다르지만, 2020시즌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전제조건이 따라붙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없었던 맞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다. 스프링캠프 때 각자 처한 처지가 다르긴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열릴 시범경기 때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은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맞대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며 “만나면 열심히 던지겠다. 서로 지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현과의 맞대결 여부는 고려해야 할 게 많지만, 최지만(28·탬파베이)과의 맞대결은 많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토론토와 탬파베이는 모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으로, 메이저리그는 같은 지구 팀 간의 라이벌리 및 순위 결정 등을 고려해 같은 지구 팀간의 대결을 많이 짠다.

좌타자인 최지만이 좌투수 상대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우가 잦지만, 류현진이 탬파베이와 많이 대결할 가능성이 큰만큼 투·타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과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 동문이라는 인연까지도 얽혀있다. 류현진은 “(최)지만이도 올해 자리를 잡아가면서 좋은 모습 보여줬다”며 “봐주면서 승부한다면 타자 입장에서도 기분 좋지 않을 것이다. 많이 만날텐데 정정당당하게 대결하겠다”고 말했다.

최지만의 탬파베이는 연고지를 플로리다에 두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둘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여기에 KBO 팀들 대다수도 스프링캠프 장소를 일본 오키나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추세라, SK와 KIA가 플로리다에서 캠프를 차린다. 다만 류현진은 “한국 팀과 함께 훈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플로리다 안에 있더라도 구단별 캠프지가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인천공항|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