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특검, 최순실 등 공개 소환 조사

성탄절 주말인 24~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주요 피의자들을 잇따라 출석시켜 수사를 벌였다. 24일 최순실씨, 25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왼쪽 사진부터)이 호송차에서 내려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연합뉴스

성탄절 주말인 24~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주요 피의자들을 잇따라 출석시켜 수사를 벌였다. 24일 최순실씨, 25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왼쪽 사진부터)이 호송차에서 내려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연합뉴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 수사와 관련, 당시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28)에 대해 출국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만간 단행할 청와대 압수수색은 공개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은 25일 브리핑에서 조 대위가 지난 22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서 이달 말 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조 대위에 대해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도 가능하다”며 “조 대위 출국은 추가 조사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24일 조 대위를 소환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국회 청문회에서 불거진 위증 논란 등에 대해 25일 오전 3시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 대위는 오는 30일 연수 중인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지만 특검은 이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 대위의 추가 조사 및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은 지난 주말 최순실씨(60)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잇따라 공개 소환했다. 특검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검찰이 밝혀낸 청와대 기밀문건 47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 외에 최씨의 재산 형성 과정이나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 등 다른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검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60)을 26일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시점은 말할 수 없고 현재 압수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느 부분을 할 것인지를 포함해 검토 중”이라며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공개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ㆍ특검, 24·25일 공개 소환

<b>크리스마스에도 출근하는 특검</b> 25일 박영수 특별검사(왼쪽 사진)와 윤석열 수사팀장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크리스마스에도 출근하는 특검 25일 박영수 특별검사(왼쪽 사진)와 윤석열 수사팀장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4~25일 대대적으로 진행한 최순실씨(60)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공개소환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추가 의혹들을 규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검 수사 대상 중 많은 부분과 얽힌 최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은 복수의 수사팀이 번갈아가며 장시간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 대해서는 기존에 알려진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외에 다른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특검보)은 25일 “정 전 비서관이 추가로 다른 범죄에 관련됐다고 보이는 의혹이 다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정 전 비서관을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내부 인사 자료 등 47건의 공무상 비밀을 유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만으로 기소했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지만, 특검은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5시간 분량의 정 전 비서관 휴대전화 녹음파일 등을 바탕으로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던 혐의를 추가로 포착해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2013년 4월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고위급 인사를 임명할 당시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의 의중을 최씨에게 전달하고, 이에 대한 최씨의 의견을 다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국정농단에 추가로 가담했을 가능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에게 박 대통령을 오래전부터 함께 보좌한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도 물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단골병원 원장인 김영재씨의 아내와 정 전 비서관이 통화한 정황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과 ‘비선 진료’ 의혹 등에 대한 추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씨에 대해서는 모든 특검 수사 대상에 연루된 만큼 개괄적으로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최씨가 해외 유령회사를 통해 재산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23일 최씨가 재산을 축적한 과정을 들여다볼 전담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찬성하고, 그 대가로 삼성이 최씨와 딸 정유라씨(20)에게 22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과정에 최씨가 관여했는지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 전 차관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자신과 친분이 있는 문체부 전 고위간부의 인사를 청탁했는지를 수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만나 이를 뒷받침할 진술을 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그 부분도 조사 대상의 하나”라고 말했다. 특검은 김 전 차관이 반정부 성향의 문화계 인사들 목록인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첫 공개소환 대상이었던 최씨와 김 전 차관은 25일 오전 1시 넘어서까지 조사를 받았다. 특검 관계자는 “최씨를 상대로는 2~3개 수사팀이, 김 전 차관을 상대로는 1~2개 수사팀이 번갈아 수사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5일에도 김 전 차관을 추가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최씨는 검찰 조사, 법정에서와 똑같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특검 수사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정유라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여권 무효화 조치 등을 일부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이 특검보는 최씨가 조사 중 정씨와 관련해 보인 반응을 묻는 질문에 “모녀간의 일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였을 것이라는 정도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