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이대 전 총장·입학처장·학장 ‘정유라 특혜’ 모르쇠
ㆍ교육부 감사 담당자들 “사실로 확인” 강하게 반박

<b>‘딴청’</b> 최경희 전 총장(앞줄 오른쪽)과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왼쪽) 등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정유라씨 특혜 의혹에 대한 증인으로 참석해 있다.  김창길 기자

‘딴청’ 최경희 전 총장(앞줄 오른쪽)과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왼쪽) 등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정유라씨 특혜 의혹에 대한 증인으로 참석해 있다. 김창길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20)의 입학·학사 관리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대 교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나와 ‘모르쇠’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교육부 감사 결과 정씨의 청담고 졸업 및 이화여대 입학·재학은 모두 취소됐지만 정씨의 부정입학 및 특혜 의혹에 대해 이화여대 관계자들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정씨 의혹을 감사한 교육부 관계자들의 증언으로 대부분 반박당했다. 

15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정씨의 입시 부정 논란에 대해 “총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학교 내의 엄격한 진상조사에도 불구하고 정씨에게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것은 없는 걸로 조사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은 “2015년 가을쯤 최씨와 정씨를 학교에서 함께 만났다”고 인정은 했지만 최씨가 낮은 학점을 준 교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답했다.

최 전 총장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두 차례 만난 사실도 드러났다. 최 전 총장은 “김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알프스 여성최고지도자과정’에서 축사를 하는데 두 차례 정도 모여 식사할 때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만난 적이 없다”며 친분관계는 부인했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도 면접장에서 정씨가 금메달을 꺼내 보이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건이 불거진 뒤에 알았다”고 답했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과학대학장도 정씨의 입학과 출석·학점 관리에 대해 “지시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증언은 조금씩 엇갈렸다. 남궁곤 전 처장은 “김경숙 전 학장이 아시안게임도 나간 훌륭한 승마선수가 있다. 정윤회씨의 딸인데 우리 학교에 지원했다고 넌지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학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당시 정씨가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이에 특위 의원들은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위증을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교육부 감사담당자들은 이화여대 교수들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면접위원들에게 정씨를 선발하라는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남궁곤 전 처장의 발언에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은 “면접위원 5명은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이 부인한 정씨 학점 관리 의혹에 대해 김태현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은 “학장은 부인했으나 나머지 담당과목 교수들은 그렇게(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김 담당관은 “여기(청문회) 계신 분들이 다 (의혹을) 부인했던 것은 사실인데, 내부 직원이나 교수들 발언이 상당부분 나왔다”며 “다만 (청와대나 최순실씨 등) 윗선 지시에 대한 부분은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