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 고척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프리미어 12’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김광현(SK)과 양현종(KIA), 김현수(LG)와 박병호(키움) 등 국제 무대 터줏대감들이 여전히 주축을 이루지만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을 들이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최종 엔트리 28명 중 4분의1인 7명이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KBO리그에서 마무리로 보내는 첫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한 하재훈(SK)과 고우석(LG), 문경찬(KIA)이 나란히 승선했다. 토종 우완 선발 중 최고의 활약을 한 이영하와 풀타임 주전 포수로 첫 시즌을 보낸 박세혁(이상 두산)은 소속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데뷔 2년차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선 강백호(KT)도 대표팀 막내가 됐고, 포스트시즌 때 김경문 감독의 주목을 받은 좌완 이승호(키움)도 부상당한 구창모(NC)를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국내 리그에서의 활약이 국제무대에서 그대로 재현되리라 장담할 수는 없다. 상대하는 팀의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투수나 타자와 맞선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성인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는 결코 낮지 않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세대교체를 한 게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실력이 있으니 뽑힌 것”이라며 대표팀에 합류한 젊은 선수들을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푸에르토리코와 치른 두번의 평가전에서 그 기대를 일부 충족시켰다. 두 타자들은 장타를 하나씩 신고했다. 강백호는 1일 열린 1차전에서 고척스카이돔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추는 큰 타구로 2루타 하나를 추가했다. 박세혁은 2일 2차전에서 3루타를 하나 보탰다. 각자 자신의 장점을 살려 활용가치를 높였다. 강백호는 외야수비가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짧지 않은 휴식기가 지난 후에도 방망이가 매섭다는 걸 과시했다. 박세혁 역시 포수들에게서 잘 볼 수 없는 특유의 빠른 발을 유감없이 뽐냈다.

투수 5명도 나란히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연습 성격이 강한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역시 대회를 치르는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모습을 보였다. 첫 공식전에서의 무실점 투구는 의미있는 성과다. 역시 투수들도 소속팀에서와 다른 보직으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무탈히 첫 시험등판을 끝냈다. 소속팀에서 선발로 17승을 거뒀지만 푸에르토리코와 1차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를 비롯해, 대표팀에선 마무리가 아닌 계투진으로 나설 하재훈, 고우석, 문경찬도 안정적으로 새 자리 적응을 마쳤다.

당장 6일부터 시작되는 서울라운드를 통과하는 게 급선무지만, 도쿄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면 한국은 최소 4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주전 선수들을 뒷받침할 다양한 자원들의 활약이 필수다. 새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기분 좋은 출발은 프리미어 12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에 분명 기분좋은 징조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