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호주와의 C조 예선 경기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고척스카이돔에서 예선전을 치른다는 점, 전세계 야구 강팀이 여럿 참가한다는 점에서 2년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이번 ‘프리미어 12’는 닮은 구석이 있다. 4년마다 열리며, 둘다 야구 세계 최강국을 가리는 대회라는 점까지는 같다. 그러나 대회 면면을 살펴보면 두 대회는 닮은 점보다 다른 점이 더 많다.

‘프리미어 12’는 대회명에서 보듯 WBSC 랭킹 상위 12개 팀들이 참가한다. WBC 참가국은 16개다. 조를 나눠 세계 각국 야구에서 예선 라운드를 벌인 뒤 한데 모여 결선 라운드를 치른다는 점은 같다. 다만 프리미어 12는 2015년 1회와 올해 2회 대회 모두 일본에서 결선라운드를 치른 반면 WBC는 대회마다 변화를 둔 끝에 가장 최근인 2017년 대회 때는 일본과 미국에서 나뉘어 결선 라운드를 치르고 4강·결승전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었다. 고척스카이돔은 2017년 WBC에 이어 올해 프리미어 12 예선라운드 개최장소가 됐다.

가장 큰 차이는 주관 주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프리미어 12’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에서 주관한다. 반면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주관하는 대회다. 이 점은 두 대회 간의 가장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메이저리거의 합류 여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WBC는 메이저리거들의 대회 참가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자신의 현재·과거 국적뿐 아니라 부모 및 조부모의 국적을 따라 대회에 참가하는 것까지 허용하고 있다. 마이크 피아자가 2006년 대회 때 이탈리아 대표로 나서고 한국으로 귀화한 주권(KT)이 2017년 중국 대표로 참가한 것도 이런 규정 덕에 가능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 전인 2~3월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려는 선수들이 적지 않지만, 각국 유니폼을 입고 뛰는 메이저리거들의 모습이 분명 연출된다.

반면 프리미어 12는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기 어렵다. 국제 대회를 탐탁치 않아하는 선수들이 적잖은 점과 별개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각 팀 40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들은 프리미어 12에 참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WBSC는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논의했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류현진(LA 다저스)과 최지만(탬파베이) 등 지난해 각 팀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참가할 길이 애초에 막혀버렸다. 이는 프리미어 12가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을 겸하면서도 대회의 지위를 한결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으로도 이어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