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KB손해보험 선수들이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한국전력전 도중 권순찬 감독의 작전지시를 듣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난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는 ‘단두대 매치’였다. 7개구단 중 최하위 KB손해보험은 10연패를 당하고 있었지만 바로 윗순위 한국전력과의 경기 전 승점차는 1점에 불과했다. 승리하면 연패탈출과 함께 탈꼴찌도 가능했다.

결과는 1-3 KB손보의 패배. 한국전력은 3연패를 끊고 승점 3점을 쌓아 승점 11점(3승8패)을 기록한 반면, KB손보는 11연패에 빠졌다.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부터 리그에 참여했던 KB손보가 당한 최다 연패였다. KB손보가 비록 2010~2011시즌 준플레이오프 이후 봄배구 무대를 밟은지는 꽤 시간이 지났지만, 두자릿수 이상 연패를 당한 적은 2015~2016시즌 한 차례(10연패)뿐이었다.

1라운드 6경기 중 대한항공전(1-3 패)을 제외한 나머지 5경기에서 풀세트까지 끌고가며 승점을 꼬박꼬박 쌓은 것 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한국전력과의 첫 경기 외에 다른 4경기를 패했고, 연패의 늪에 빠졌다는 것이었다. 승부처에서 득점을 낼 해결사가 없었다.

외인 트라이아웃 당시 ‘최대어’중 하나로 꼽혔던 마이클 산체스를 지명할 때까지는 좋았지만, 산체스가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하며 구상이 어긋났다. 2017~2018시즌 한국 무대를 경험한 브람 반 덴 드라이스를 데려왔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브람의 공격 성공률은 26일 현재 47.09%로 전체 10위다. 비예나(대한항공), 펠리페(우리카드), 가빈(한국전력) 등 타 구단 외인들은 물론 송명근, 조재성(이상 OK저축은행), 나경복(우리카드) 등 토종 공격수들에도 못미쳤다.

접전에서의 패배가 많아지다보니 연패 늪에 빠진 팀 분위기는 좀체 회복되지 않았다. 공·수 지표에서도 부진이 눈에 띈다. 2라운드 6경기에서는 승점을 딱 1점 따는데 그쳤다. 팀 공격성공률(47.72%) 및 세트당 서브 득점(1.038점)은 최하위에 처져있고, 세트 당 디그 및 리시브 정확도를 따지는 팀 수비 순위도 5위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악재가 더해졌다. 아쉬운 가운데서도 팀의 주포 역할을 맡았던 브람마저 부상을 당해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브람은 복근 부상을 당해 당장 26일 한국전력전에 뛰지 못했고 2~3주 가량 결장이 예상된다. 이미 4개팀이 상위권을 이루고 있고, 5위에 처진 현대캐피탈로 외인 공격수 다우디 영입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상황이라 KB손보가 연패를 끊고 반등하기는 더욱 쉽지 않아보인다. 가장 먼저 2라운드를 마쳤지만, 3라운드 첫 경기 삼성화재전은 30일 열린다. 주어진 재정비의 시간은 불과 사흘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