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삼성화재-현대캐피탈 경기에서 4세트 삼성화재 산탄젤로가 결승타를 성공 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프로배구 각 구단 전력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외인 선수. 하지만 올 시즌 남자배구 팀들은 외인 선수 영입으로 썩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2일 현재 선두를 달리는 대한항공은 안드레스 비예나가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웃고 있다. 비예나는 21일 기준 득점 1위, 공격종합(성공률 기준) 2위, 후위공격 성공률 3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 전부문 상위권에 고르게 이름을 올린 선수는 비예나 외엔 드물다. 대부분 부상 등의 이유로 이미 한국을 떠났거나 복귀 시점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삼성화재가 희망을 봤다. 21일 기준 승점 20점(6승5패)으로 3위에 오른 삼성화재는 대전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V-클래식 매치’에서 안드레아 산탄젤로의 28득점 활약 속에 승리를 거뒀다. 승리만큼 기뻤던 건 산탄젤로가 조금씩 외인 공격수의 몫을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산탄젤로는 삼성화재가 기존에 뽑았던 외인 공격수 조셉 노먼을 대체할 자원으로 영입됐으나 발목 부상 여파로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라이트 박철우를 센터로 돌리는 고육책까지 준비하며 레프트가 아닌 라이트 외인을 뽑았으나 활약이 그에 못미쳤다. 박철우의 고군분투로 1라운드를 잘 버텼으나, 적지 않은 나이에도 팀 공격의 3분의1 이상을 책임지는 박철우가 언제까지 제 컨디션을 유지해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산탄젤로는 17일 한국전력전에서 드디어 4세트를 뛰며 30득점을 올리면서 주공격수 소화가 가능함을 알렸고, 이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도 28점을 뽑아내 회복을 알렸다. 박철우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가운데서도 삼성화재는 산탄젤로를 앞세워 연승을 달렸다. 이제 박철우가 시즌 도중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을 치를 남자배구 대표팀에 차출된다고 해도 삼성화재는 산탄젤로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비록 삼성화재에 패하긴 했지만 현대캐피탈도 외인 다우디 오켈로가 곧 합류하게돼 공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시즌 개막을 함께했던 외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발목 부상으로 2번째경기만에 시즌 아웃된 뒤 한달여만에 대체자가 한국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터키에서 뛰던 다우디는 원 소속구단의 허가 및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등 이적절차가 22일 마무리되면서 24일 OK저축은행전부터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외인 공격수가 없는 가운데 또다른 주포 문성민마저 지난 8일 부상당해 11월 경기 내내 뛰지 못했다. 다우디는 국내 다른 팀들도 영입을 노렸을 정도로 탄력과 파워를 겸비한 좋은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하위권에 처진 현대캐피탈이 다우디의 합류와 함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상위권의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는 기존 외인 선수들의 컴백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다만 컴백시기가 조금씩 늦춰지거나 불투명해 구단의 애를 태우고 있다. OK저축은행의 레오 안드리치는 지난달 말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한 뒤 약 한 달 뒤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통증이 재발해 복귀 시기가 미뤄졌다. 우리카드 펠리페 알톤 반데로는 오른쪽 무릎 뒤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지난 15일 현대캐피탈전과 19일 KB손해보험전을 빠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선수가 통증을 느끼고 있고 스파이크 점프가 어렵다고 한다”며 “정확한 복귀 시점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