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삼성화재-대한항공전. 5세트 대한항공 비예나가 결승점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뒤늦게 힘을 낸 삼각편대 덕에 대한항공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풀세트 곡예비행에도 4연승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7-25 25-18 21-25 19-25 15-11)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날개 공격수 삼각편대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어려운 승부를 예상하며 경기에 돌입했다. 견실한 수비와 강한 서브를 자랑하는 곽승석이 무릎이 좋지 못해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나 곽승석을 대신해 투입된 손현종이 1세트 때 양팀 최다인 9점을 몰아내며 대한항공이 먼저 기세를 잡았다. 손현종은 고비 때마다 강서브와 스파이크를 연발했다.

2세트까지 손현종이 14점, 외인 안드레스 비예나가 13점을 뽑아 대한항공은 예상보다 손쉽게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3세트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바뀌었다. 대한항공이 강서브를 시도하며 3세트에만 삼성화재(4개)에 3배 가까운 11개의 범실을 범한 사이, 삼성화재는 해결사 박철우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한 세트를 만회했다.

4세트에는 박철우의 공격력이 무섭게 달아오르며 삼성화재가 승부의 추에 기어이 균형을 맞췄다. 박철우는 4세트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하며 혼자 11점을 몰아 냈다. 대한항공은 범실을 줄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초반 폭발했던 손현종의 공격이 잠잠해지고 비예나도 공격성공률이 36.4%까지 떨어져 마지막 5세트까지 몰렸다.

대한항공은 5세트 손현종 대신 곽승석을 투입하며 다시 경기력의 안정을 도모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팀 분위기가 처져있을 때 곽승석만큼 분위기를 잘 추스릴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했고, 정지석과 비예나의 득점포가 터지며 현실이 됐다. 삼성화재가 흔들리기까지 하며 마지막 세트 승부는 비교적 일찍 갈렸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비예나의 퀵오픈과 삼성화재 김나운의 공격 범실로 대한항공이 5-3으로 앞섰다. 이어 6-4에서 대한항공 진성태가 박철우의 공격을 블로킹해내고 이어 정지석이 퀵오픈을 성공해 8-5까지 돌아가 승부가 다시 대한항공쪽으로 기울었다. 삼성화재는 신인 정성규의 서브득점과 박상하의 블로킹으로 12-10까지 뒤쫓았으나, 정지석이 한 차례 공격을 성공한 뒤 박철우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마지막 추격 기회를 잃었다.

개막 5연승을 달리던 OK저축은행이 2연패로 주춤한 사이 선두로 나선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승점 17점(6승2패)째를 챙겨 2위 OK저축은행(승점 15점·5승2패)과의 승점차를 2점으로 벌렸다. 반면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을 3-1로 잡은 적이 있는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를 이기면 대한항공·OK저축은행과 승점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인천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을 3-0(25-14 25-17 25-19)으로 완파하고 승점 13점(4승2패)으로 2위로 뛰어올랐다. 흥국생명 이재영은 27점을 몰아내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기업은행은 5연패에 빠졌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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