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LG, 키움 양팀 감독 및 선수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LG 김현수, 류중일 LG 감독, 장정석 키움 감독, 키움 오주원. 고척 연합뉴스

 

‘공개’와 ‘비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둔 LG와 키움은 선발 로테이션 공개 여부부터 확연히 갈렸다. LG는 1차전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3차전 선발까지 모두 공개했으나 키움은 2차전 이후 선발 및 불펜 운용에 대해서도 비밀에 부쳤다.

류중일 LG 감독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PO 미디어데이에서 6일 열린 1차전 선발로 타일러 윌슨을 예고했다. 이어 누가 묻기도 전에 먼저 “2차전 선발은 차우찬, 3차전 선발은 켈리입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어 “되도록 빨리 준PO를 끝냈으면 좋겠다. 3명으로 시리즈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보통 시리즈 1차전 전날 치러지는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때는 1차전 선발만을 밝히고 차후 시리즈 계획을 속시원히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류 감독은 달랐다. LG의 선발 로테이션 사정을 따져볼 때 어느정도 예상가능한 결정이기도 하다. LG는 올해 윌슨이 14승7패 평균자책 2.92, 케이시 켈리가 14승12패 평균자책 2.55로 맹활약했고, 차우찬도 13승8패 평균자책 4.12로 ‘안정적인 선발 스리펀치’를 이뤄냈다. 반면 상대적으로 4·5 선발은 약하다. 임찬규, 배재준 등이 거쳐갔지만 시즌 내내 믿음을 주지는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구원등판한 차우찬을 불펜으로 활용할 뜻도 밝혔다. 류 감독은 “나는 차우찬을 잘 알고 있디”며 “3차전이 ‘마지막 승부’라고 생각되면 차우찬을 불펜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삼성에서 류중일 감독 아래서 뛸 때 단기전에서는 선발·중간을 가리지 않고 승부처마다 마운드에 올랐다.

반면 장정석 키움 감독은 LG처럼 파격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장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제이크 브리검을 낸다고 했으나 2차전 이후 선발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장 감독은 “2·3·4차전 선발투수들에겐 사전에 통보를 해줬다. 일단은 감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브리검에 대해서는 “전년도 포스트시즌에 팀 에이스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올해 부상도 여러차례 해줬지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준만큼 올해 포스트시즌에도 자기 역할을 해 줄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1차전 선발만 공개하는 것은 정석적인 움직임에 가깝긴 하지만, 장 감독은 불펜 운용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공개하지 않았다. 6월부터 팀 마무리를 맡고 있던 오주원이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음에도 장 감독은 “불펜투수들의 보직을 결정해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싶지 않다. 오주원은 경기 마지막에 등판할 수도, 중간 중요한 포인트에 나갈 수도 있디”며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5회부터 모든 중간 투수들이 준비하게끔 부탁해놨다”고 말했다. 다만 장 감독은 안우진에 대해 “작년만큼 긴 이닝을 소화하긴 힘들어보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최대 2이닝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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