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이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의 경기에서 8회초 역전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문학 이석우 기자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대진이 2년 연속 성사됐을 때, 키움 송성문(23)의 이름이 꽤 오르내렸다.

송성문은 지난해 PO 1차전,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8번 타순에 배치된 어린 좌타자가 홈런포를 2개나 터뜨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올해 PO 1차전, 지난해처럼 문학에서 치러지고 김광현이 선발로 나왔던 터라 송성문을 찾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렇게 이어진 1·2차전, 송성문은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1차전에서 대타로 나와 빗맞은 안타로 출루하더니, 15일 문학에서 이어진 2차전에서는 7-7로 맞선 1사 1·3루 우익수쪽 2루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초구를 받아쳤는데, SK 1루수 로맥의 정면을 향했다. 그러나 로맥이 포구에 실패했고, 한번 굴절된 공이 외야 파울지역을 향해 크게 튀었다. 경기 후 만난 송성문은 “맞았을 때는 무조건 안타라고 생각했다. 1루수를 맞고 공이 튄 것은 타격한 뒤 타구를 바라보자마자 벌어졌던 일”이라며 “2루에 도착했을 때 ‘저 공이 잡혔으면 병살타가 됐겠다’ 싶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한 노림수가 통했다. 송성문은 “지난해부터 대타로 타석에 설 때가 많았다. 대타에겐 딱 한 타석, 스트라이크 세 번의 기회밖에 없다”며 “볼이 들어오더라도 초구부터 과감하게 접근하자 생각했다. 낮게 떨어지지 않은 실투가 와서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김광현에게 친 홈런 2개 덕에 송성문은 포스트시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 때 받은 기대를 올해 정규시즌에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키움의 주전 3루수에 붙박이가 없었음에도 낮은 타율(0.227)로 장점이 타격을 살리지 못했다. 돌아온 가을에야 희망의 실마리를 잡았다. 송성문은 “정규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지만, 개인 성적을 바꿀 기회는 이미 정규시즌으로 끝난 것”이라며 “큰 무대라 집중하니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성문은 이어 “팀 승리와 저의 출루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해 김광현에게 친 홈런 2개보다 이날의 결승타가 더 값지다고 했다. 송성문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키움(당시 넥센)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10으로 역전패했다. 송성문은 “잘 친 경기에서 팀이 져서 ‘데일리 MVP’는 된 적이 없다”며 웃은 뒤 “남은 경기에서 출전을 안해도 팀이 우승만 하면 좋겠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든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가을 무대를 밟는 선수가 모두 목표로 ‘팀 우승’을 이야기 하지만, 송성문에게는 그 목표가 더 남다르다. 송성문은 “시즌 끝나고 상무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상무 지원 절차도 밟아가고 있다”며 “아직 입대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기에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문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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