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PO) 4차전 LG와 키움과의 경기가 10-5 키움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뒤 시상식에서 키움 박병호가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트로피와 상금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장정석 키움 감독은 2019 KBO 준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이번 시리즈는 ‘박병호의 준플레이오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때 기억에 남는 강렬한 홈런포를 날렸으나 부진했던 순간도 길었다. 홈런포가 극적인 동점으로 연결됐으면서도 경기는 결국 패하는 상황도 맞아야 했다. 그런 박병호가 1차전부터 결승 끝내기 홈런포를 터뜨렸고, 4차전에서도 홈런 1개 포함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회 홈런도 값졌지만, 2회와 4회, 실점위기에서 나온 호수비가 없었다면 키움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다.

4차전에서도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준PO를 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으로 마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박병호는 MVP로 선정된 뒤 “좋은 성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는 이기는 경기마다 좋은 타구가 나와줘서 모처럼 웃을 수 있는 시리즈를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시리즈 승리 소감은

“어제 지면서 자칫 분위기가 상대에게 넘어갈 수 있었다. 오늘도 역전을 당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내 분위기를 가져와 이겼다.”

-이번에는 홈런 친 경기마다 팀이 이겨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어제 LG가 홈런으로 분위기를 뺏었듯, 홈런이 분위기를 많이 바꿀 수 있는 요소다. 중심타자로서 매번 가을야구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 좋은 시리즈였다.”

-“수비도 좋았는데, 오늘 홈런과 수비중에 무엇이 맘에 들었나.”

“수비에 좀 더 신경 많이 썼다. 상대가 좌타자가 많아 1루쪽에 강한 타구가 많이 올 것 같았다. 호수비하면서 흐름을 끊을 수 있었고, 팀에 도움된 수비를 했다.

-2차전에서는 차우찬 커브에 다 삼진을 당했는데, 오늘은 커브를 때려 홈런을 쳤다. 다 상황에 맞는 타격이었나

“타격할 때 노림수를 많이 가지려 한다. 차우찬에게 삼진 당했던 건, 그의 커브 변화가 제 타격폼과 맞지 않아서 그랬다. 오늘 홈런 상황에서는, 상대가 초구에 커브로 카운트 잡을거라 생각했다. 과감하게 노렸는데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

-홈런이 모두 가운데 담장을 넘겼는데, 밀어친 홈런이 나올 때 타격감이 더 좋은가

“이번에 친 홈런은 모두 가운데로 쳐야만 했다. 왼쪽으로 칠 수는 없었다. 아마 바깥쪽으로 더 갔으면 우중간으로 타구가 나갔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 나온 홈런은 완벽한 스윙으로 쳐낸 것이다.”

-손목은 이제 괜찮은가.

“정규시즌 끝나고 주사치료했다. 지금은 테이핑 없이 경기를 하고 있다.”

-더그아웃 리더로서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준 게 있다면

“이번에는 한 마디도 안했다. 분위기가 좋았다. 잘하는 어린 선수들이 팀에 많다. 굳이 얘기 안해도 알아서 잘 했다.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정규시즌보다 더 크게 응원했다. 좋은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됐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극적인 홈런치고도 패배를 안겼던 SK를 만나러 간다. 어떤 각오인지.

“SK에 좋은 투수들 많다. 실투가 나오지 않게 던질거고. 저도 거기 맞춰 나격해야 한다. 홈런이 나오면 좋겠지만 상황에 맞게 타격하는 게 첫번째고, 거기에 많이 신경쓸 거 같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