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떠나는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 감독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이 충실하게 준비했다. 2020년 기대가 크다.”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떠나는 한화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둡지 않았다. 지난해 9위로 시즌을 마쳤고 겨우내 불의의 사고로 선수가 숨지는 슬픈 일까지 겪었지만, 아픈 기억을 잊고 새로이 출발하려는 선수단의 모습이 보였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캠프 출발에 앞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 감독은 “지난해 조금 부진했던 걸 만회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애리조나에서 1999년 스프링캠프를 한 뒤 우승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기억 갖고, 좋은 기를 받아서 올해를 팬들에게 보답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신인들을 대거 캠프에 데려갔다면, 올해는 오프시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대부분 캠프에 포함시켰다. 투수 장시환과 이현호, 포수 이해창, 내야수 최승준, 외야수 김문호 등 다양한 경로로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모두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한 감독은 “선수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해도 제대로 파악이 된 건 아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기본적으로 캠프에 포함시켰다”며 “좋은 성적을 위해 경험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명단을 짜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내부 FA 4명과 모두 계약을 마쳤고, 연봉 협상도 모두 마친 채 캠프를 출발하며 부담도 덜었다. FA 및 베테랑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에서 진통을 겪다가 캠프를 시작했던 지난해보다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캠프를 치르게 됐다. 한 감독은 “스토브리그가 빨리 마무리돼, 저도 선수들도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며 “팬 분들꼐 기대하셔도 될거 같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물론 부족한 면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 감독은 “포지션이 중복된 선수들을 세밀하게 바라보면서 주전을 가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외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채드 벨과 재계약했지만 토종 선발진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장시환, 장민재 등 유력 후보들이 있긴 하지만 한 감독은 “좀 더 오랜시간 동안 선수들을 지켜보고 최종적으로 낙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캠프에 함께 가는 신인 투수 3명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1차지명 선수인 신지후와 2차 1라운더 남지민, 2라운더 한승주가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 감독은 “서산 훈련 때 지켜보니 구위가 좋고 제구도 안정적일 것 같다. 기존 선수들과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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