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는 작업이 이틀째 실패로 끝났다.

호주 해상안전청은 위성사진이 공개된 20일에 이어 21일에도 인도양 남부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날 수색 작업엔 공군 정찰기 P3 오리온 3대와 봄바디어 제트기 1대, 미국 해군 초계기 포세이돈 등 비행기 총 5대가 투입됐다. 비행기 5대는 오전 9시15분부터 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수색 해역으로 발진했다. 출발 장소와 수색 해역 사이 거리가 멀어 비행기 한 대가 잔해를 수색할 수 있는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색 해역은 전날보다 13배가 늘어 30만4000㎢가 됐다.

수색작업은 비행기가 하늘에서 의심물체를 발견하면, 수색 해역을 떠다니는 배들을 잔해 추정물체 발견 장소로 인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전날 수색 해역 근해에 있던 노르웨이 상선이 가장 먼저 수색에 참여했으며, 다른 상선 한 척도 21일 오후 추가로 수색 해역에 들어왔다.

여러 국가들이 수색 작업에 지원할 뜻을 밝히고 있다. 중국 해상수색구조센터는 인도네시아 주변을 수색하던 군함 3척을 호주로 급파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호주 정부는 중국과 일본도 수색작전에 각각 22일, 23일에 비행기 2대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실종기 잔해 발견 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수색 해역이 넓기도 하지만, 남부 인도양의 기후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기상 전문가인 재닛 린제이 호주국립대 페너스쿨 교수는 수색 해역이 “주로 서풍이 일정하게 불긴 하지만, 저기압과 한랭전선 때문에 바람이 일직선으로 불지는 않는다”며 “바람이 때로는 남북 방향으로 불어 잔해 추정물체의 정확한 위치를 예측할 수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호주는 현재 수색 해역을 동쪽으로 넓히고 있다.

날씨도 수색 작업의 변수다. 전날 호주 당국은 수색 해역의 악천후와 높은 파도 때문에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21일에는 가시거리가 10㎞에 이를 정도로 날씨가 한결 나아졌지만 날씨에 영향을 미칠 한랭전선이 22일 밤부터 사고 해역에 접근할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고 수색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잔해 추정물체가 촬영된 지난 16일의 맑은 날씨가 수색 이후엔 재현되지 않고 있다.

위성사진과 항공기 수색 등 시각적으로 잔해를 식별하는 방법이 어려워지자 호주 우주기술연구센터는 합성개구레이더 인공위성 투입을 제안했다. 합성개구레이더는 위성사진과 달리 레이더를 이용해 수색하므로,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잔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다 위에서 잔해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잠수함을 투입해 보름 남짓 시한이 남은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찾기에 나서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