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던 아프리카 주민들이 연이어 봉변을 당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역 무장세력들의 공격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17일 오후 8시쯤(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동부 요베주 다마투루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고 18일 발표했다. 폭발 당시 주민들은 옥외에 모여서 월드컵 조별예선 브라질-멕시코전을 TV로 시청하고 있었다. 현장 목격자들은 주변에 세워진 삼륜 택시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 남성이 16일 전날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공격한 케냐 음페케토니의 호텔에서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음페케토니|AP



폭발에 대한 조사는 진행중이지만, 이슬람 무장세력 보코하람이 배후에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보코하람은 주로 요베주를 포함해 북동부에서 활동중이다. 요베주는 여학생 200여명이 보코하람에 납치된 일이 있던 보르노주와 맞닿아 있다. “서구식 문화는 죄악”이라며 무차별 공격을 벌여 온 보코하람은 축구 경기 시청도 공격 대상이라고 공언해왔다. 때문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주민들에게 월드컵 경기 외부 시청을 자제하라고 요청해왔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케냐 휴양지 리무섬 인근 해안 소도시 음페케토니에서 월드컵을 시청하던 관광객·주민 48명이 숨졌다.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음페케토니에 들이닥쳐 총기 난사를 벌이고 경찰서와 호텔에 불을 지른 것이다. 알샤바브는 공격 사실을 인정하며 “케냐 군이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 진압작전에 참여한 데 대해 보복했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하던 우간다 수도 캄팔라 주민들을 폭탄 공격했었다. 당시 공격으로 70여명이 숨졌다.

월드컵 시청자들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보코하람이 그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벌여온 데다, 한동안 공격이 없던 알샤바브도 케냐에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