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첫 서민 대통령 20일 취임… 여소야대 등 걸림돌 넘어야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당선된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 자카르타 주지사가 20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군부·정치 명문가 출신과 차별화된 친서민 이미지로 대중을 사로잡은 조코위는 이제 새 대통령으로서 도전과 과제를 앞두게 됐다.


조코위는 대통령 취임 후 빈민층 복지 제공과 부패 문제 일소를 국정 우선과제로 둘 것으로 보인다. 조코위는 1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느끼기에도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관심이 없었다”며 “국민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갖고 좋은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주지사 시절 시행했던 빈민 무상의료·교육비 지원 정책을 1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정책은 친서민적일 뿐 아니라 부패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분석했다. 지역 정부가 예산의 30~40%를 교육 부문에 쓰고 있지만, 교육 시설에 투자하기보다는 공무원들의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는 섬이 많고 영토가 넓을 뿐 아니라, 군인과 소수 엘리트들의 유착이 만연해 비리 문제가 심각했다. 조코위는 지방 정부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단으로 한국의 전자정부시스템에도 관심을 보였다. 주지사 시절 지역 시장에서 서민들을 직접 만났던 조코위는 지리적 제약을 넘어 국민들과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19일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첫 번째 소셜미디어 대통령이 되겠다. 이를 통해 정부의 메시지를 직접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코위는 지지기반이 약하고 반대세력이 많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현재 여소야대다. 대선 때 경쟁자였던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이끄는 야권은 조코위의 정책을 견제할 공산이 크다. 야권 의원들은 지난달 26일 지역 의회 의원을 직선제가 아닌 임명제로 선출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조코위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조코위는 지난 대선 때도 당내 지지기반이 약해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을 주는 연료 보조금 축소도 조코위가 당면한 과제다. 로이터통신은 17일 조코위 정부가 취임 후 2주 이내로 올해 371조2000억루피아(약 33조원)인 연료 보조금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조금 축소는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