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간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강조한 과학 교과과정 채택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4월 발표된 차세대과학교육표준(NGSS)이다. 26개주와 전국과학교사협회 등이 참여해 ‘학생들에게 국제적인 기준에 맞춘 풍부한 과학 지식을 가르치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워싱턴과 11개주가 이를 공식 교과과정으로 채택했으며, 나머지 주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기후변화 책임이 과장됐다... 과학적 진리 아니다"


그러나 일부 주는 이 표준에 반대한다. 대표적인 주가 와이오밍과 오클라호마다. 이 두 주의 교육위원회는 지난 3월과 이달 12일 표준 채택안을 부결시켰다. 켄터키주에서는 지난해 9월 주 의회가 채택안을 부결시키자 주지사가 공식 채택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마찰이 일기도 했다. 표준에 반대하는 이들은 인간의 기후변화 책임이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공화당 소속인 맷 티터스 와이오밍주 하원의원은 “기후변화는 사회적 맥락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과학적 진리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지역신문인 캐스퍼스타트리뷴에 말했다. 

 

하지만 ‘인간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유엔에서도 논의돼온 사항이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결국 논란이 벌어진 배경에는 ‘돈 문제’가 있다. 와이오밍은 미국 최대 석탄 생산지이며, 오클라호마는 미국에서 세번째로 천연가스를 많이 생산하는 주다. 화석연료 개발에 의존하는 지역경제 때문에 과학교과서가 논란거리가 된 것이다.

 

공화당 강세인 '석탄州'들, 기후변화 가르치는 데 부정적


또 기후변화 문제를 가르치는 데 주저하는 곳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들이다. 과거 조지 W 부시 광화당 정권은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한 바 있으며, 에너지업계와 밀착해온 공화당 일부 보수파들은 “기후변화 문제가 과장됐다”는 주장을 심심찮게 펼쳐왔다. 와이오밍주의 과학 교사 마거릿 허먼은 “정치가 과학을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