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곰팡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이 정부 기관까지 동원해 커피 곰팡이 제거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라즈 샤 처장은 500만달러(약 51억원)을 들여 텍사스A&M대의 세계커피연구센터와 함께 커피 곰팡이 제거를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커피 곰팡이는 품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중남미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아라비카 커피에 치명적이다. AP통신은 커피 곰팡이가 중남미 국가들에 끼친 손해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이며, 커피 생산량을 떨어뜨려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유명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자체적인 커피 곰팡이 연구를 위해 중미 과테말라의 커피 농장을 매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단순히 커피 생산량과 가격 조정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니다. 정부의 커피 곰팡이는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남미 카리브해 국가들의 빈곤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미국은 중남미 지역의 빈곤·실업 문제가 폭력 및 마약 밀매 문제를 촉발시키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수년 안에 커피 생산량이 최대 40% 감소해 약 50만명이 잃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이나 기술력이 부족한 중남미 국가들이 스스로 커피 곰팡이 제거에 나서기는 어렵다. 특유의 습한 기후도 곰팡이 발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과테말라의 안티구아 커피처럼 매우 드문 품종이라 곰팡이로 병들었을 때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미국도 해결책을 즉시 마련하긴 어려워 보인다. 텍사스A&M대 세계커피연구센터의 레오나르도 롬바르디니 연구원은 “연구 성과가 즉시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