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들의 방망이가 역사를 겨누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의 여파에도 쉼없이 매섭게 방망이를 돌린 4번 타자들이 전인미답의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일 현재 올 시즌 298루타를 기록 중인 두산 김재환(30)은 사상 첫 3년 연속 300루타에 2루타를 남겨두고 있다. 2루타 이상 장타 혹은 단타 2개만 치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라 당장 11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달성할 수 있다. 루타수는 홈런뿐 아니라 단타·2루타도 고루 생산할 수 있어야 쌓을 수 있다. 2016~2017시즌 홈런왕에 오른 최정(SK)도 시즌 300루타는 아직 달성해본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김재환과 로저 버나디나(KIA)만이 300루타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에도 김재환은 홈런 공동 2위(36개), 2루타 3위(34개), 최다안타 3위(154개)에 오르는 등 변함없는 안타 생산력을 과시하며 대기록을 눈 앞에 뒀다.
넥센 박병호(32) 역시 이번주 새 기록 달성을 눈 앞에 뒀다. 10일 현재 36홈런·97타점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이번주 3타점을 추가하면 100타점을 채워 5시즌 연속 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운다. 그간 박병호와 타이론 우즈(전 두산)가 세웠던 4시즌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넘어서는 신기록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부상으로 한 달여간 빠져있었지만 후반기부터 장타를 몰아치더니 홈런왕과 타점왕을 노려볼 수도 있게 됐다.
5시즌 연속 100타점도 처음 나오는 기록이다. 다만 이 기록은 이대호(36·롯데)가 박병호보다 한 발 앞서 세울 가능성도 있다. 이대호는 현재 94타점으로 박병호보다 3타점이 적지만, 주초부터 몰아치기를 시작한다면 박병호보다 먼저 100타점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박병호에겐 이대호가 따라오기 힘든 또다른 기록이 하나 더 남아 있다. 홈런을 4개 추가하면 40홈런 고지에 올라 사상 최초 3시즌 연속 40홈런 타자가 된다. 박병호보다 최정의 3시즌 연속 40홈런 기록 달성이 빠를 것 같았지만 최정은 지난 7월말 이후 3주간의 부상 공백 뒤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박병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재개된 지난주 6경기에서 3홈런을 치면서 건재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KBO리그와 다른 아시안게임 스트라이크존, 한국과 다른 유형의 투구패턴이 대회 내내 4번 자리를 지킨 박병호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으며 3홈런·6타점을 보탰다.
중심타선 붙박이인 김재환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타율 4할9리(22타수 9안타), 3홈런·7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역시 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다. 지난 한 주가 4번타자들이 건재함을 증명했던 시간이라면, 이번 주는 건재함을 넘어 대기록을 달성할 기회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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