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각 팀 마무리 얼굴이 전면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6일 현재 세이브 1~3위인 하재훈(SK·26개), 원종현(NC·24개), 고우석(LG·21개)은 모두 올해 처음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하재훈과 고우석은 시즌 개막 때 마무리로 낙점받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여기에 키움 오주원, KIA 문경찬(이상 14개), 두산 이형범, KT 이대은(이상 11개) 등 올 시즌 도중에 프로 첫 마무리투수가 됐음에도 10세이브를 넘긴 투수들이 여럿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마무리를 맡은 투수는 정우람(한화)이 거의 유일하다.
새 마무리가 있다면 그 반대급부로 ‘전 마무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마운드에 등판하는 시기만 달라졌을 뿐, 마무리 전임자들은 여전히 불펜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세이브가 쌓이지 않을뿐 그들의 공헌도는 결코 낮지 않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조상우(키움)는 부상으로 빠진 사이 마무리 자리를 베테랑 오주원에게 내줬지만 팀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지난 7월30일 잠실 LG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키움이 4-2로 근소하게 리드하던 6회말, 선발 에릭 요키시가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이 때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라 김민성에게 병살타를, 대타 박용택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8월1일 경기에서도 조상우는 5-3으로 불안하게 앞서던 6회말, 선발 제이크 브리검이 2사 1·2루 위기를 허용하자 등판했다. 정주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끝냈고, 팀은 비록 역전패했지만 조상우는 제 몫을 했다. 7월 부상 복귀 후 조상우가 6경기 5.1이닝 동안 내준 실점은 0. 맞은 안타는 단 1개다. 마지막 1이닝만큼이나 중요한 6·7회 위기 상황에서 조상우는 위력적인 공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우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KT도 올 시즌을 마무리로 출발했던 김재윤이 후반기 2군에서 돌아오자 전과 다르게 활용하고 있다. 마무리에 이대은을 고정한 상황에서, 김재윤은 앞 투수가 흔들릴 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이상을 던진다. 6일 문학 SK전에서는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1-0으로 앞선 6회 1사 후 안타를 내주자 등판해 두 타자를 범타처리했다. 1.2이닝을 퍼펙트하게 막았다. 4일 고척 키움전에서 1.1이닝 무실점 홀드를 따낼 때도 KT가 5-2로 앞서다 1점을 추격당한 이후 마운드에 올라 이대은이 세이브 기회에 등판하기까지 다리를 잘 놓았다. 후반기 7경기 7.1이닝 동안 평균자책이 1.23에 불과하다.
두산 마무리를 이형범에게 넘겨준 함덕주 역시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선 투수가 주자를 남겨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잦은 두산 불펜진에서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42로 낮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피안타율이 0.201로 낮아 장타로 대량실점하는 상황은 막고 있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매우 낮다. 함덕주가 마운드에 섰을 때 누상에 있던 주자는 총 36명이었는데, 그 중 득점을 허용한 건 3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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