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리하면서 KT는 창단 후 처음 후반기 중 5위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켜 상위권에 진입하다가도 한번 내리막을 타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KT가 어느덧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게 됐다.
지난해 신인왕이자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오른 강백호(20)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KT는 상승세를 탔다. 강백호는 지난 6월25일 사직 롯데전 도중 경기장 구조물에 오른손 손바닥이 찢기는 사고를 당한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주축타자의 공백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도 있었지만, KT는 7위였던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강백호 스스로 “제가 빠져서 팀에 막힌 혈이 뚫린게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였다.
강백호는 7월말부터 수비 훈련에 돌입한데 이어 지난 3일부터 타격 훈련을 재개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손바닥 부상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 특수제작한 배트로 타격에 임하고 있다”며 귀띔했다.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강백호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새 배트를 선보였다.
강백호가 평소 쓰던 배트는 길이가 34인치, 무게는 870g이었다. 새 배트는 길이가 0.3인치 정도 늘어난 반면 무게는 10g이 줄었다. 이 변화는 강백호가 평소 배트를 잡는 위치를 감안해 이뤄진 것이다. 강백호는 장타를 노리는 여느 타자들처럼, 방망이 끝에 둥글게 튀어나온 노브를 오른손 새끼손까락으로 감싼 채 스윙을 했다. 그러다보니 기존 방망이로 타격을 하면 다친 오른손바닥에 통증이 전해졌다.
강백호는 0.3인치를 늘린 배트를 쥘 때는 노브에 손가락을 걸치지 않는다.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노브 바로 윗부분에 걸친다. 대신 배트 자체가 길어졌으니, 두손 위, 그러니까 타격시 공을 갖다대는 부분의 길이는 전과 큰 차이가 없다. 무게가 줄어들어 배트를 휘두를 때 들어가는 힘도 줄일 수 있다. 강백호는 새 배트로 프리 배팅을 하면서도 가운데 담장을 넘기기까지 했다. 강백호는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복귀 시점 이후에도 남은 시즌을 새 배트로 치를 계획이다.
이제 강백호는 그라운드에서 다시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친 손바닥도 거의 아물었다. 아직 다친 부분 흉터가 남아있긴 하지만 강백호는 “전에는 손바닥이 거의 뚫려 있었다. 지금은 딱딱하게 굳어있지만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강백호는 “쉬는 동안 맛있는 걸 많이 먹었더니 6㎏쯤 쪘다”며 “가끔 수원 홈경기 때 경기장에서 팀 경기를 보기도 했지만, 몸이 근질근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완벽한 몸상태로 돌아오고 싶다”며 “돌아왔는데 팀 성적이 안난다거나 ‘나 때문에 졌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다. 그래서 더욱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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