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결의’ 하루 만에 무색
초선 의원 ‘지도부 개입’ 제기
김남국 무소속 의원 제명안이 30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1소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또다시 ‘방탄’ 비판을 듣게 됐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는 전날 워크숍에서의 결의는 하루만에 무색해졌다. 민주당을 억누르는 위선, 내로남불 이미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제명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지만 사실상 소위에 소속된 의원 6명 중 민주당 의원 3명이 반대표를 던져 과반에 미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이 지난 22일 소위 개회를 앞두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이를 숙고하자며 표결을 미룬 것도 민주당이었다.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김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점, 제명하지 않은 다른 중대한 사안들과의 형평성, 선출직 의원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가 해야 한다는 점 등을 제명에 반대한 이유로 제시했다. 당내에서도 제명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며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음을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결정은 의원들의 입장에 섰을 뿐 여론의 평가는 외면한 것이다.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결정을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분노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민주당으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내 편에는 누구보다 관대한 민주당의 온정주의가 한 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또다시 동원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번 김 의원에 대한 ‘코인 방탄’으로 민주당의 온정주의, 방탄, 위선 이미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경기지사 시절부터 교류한 ‘친이재명계’ 측근으로 알려져 있고, 도덕성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과감한 결단을 하지 못하며 김 의원 탈당 전에도 ‘측근 봐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민주당이 당의 혁신을 강조하며 전날 의원 워크숍 결의문에서 “정치윤리와 정치문화를 철저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강도 높은 자기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한 다음날 결의문의 취지와 상반되는 결정을 내린 셈이 되면서 당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내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 재선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며 선출직 정치인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가 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 “유권자의 판단을 의원들이 대신하라고 본회의에서 의결 요건을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논리를 갖다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지도부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강하게 (징계안 부결을) 압박했다는 소리가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정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방탄 기조가 다음 달 예상되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까지 이어지고,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과 다른 결정을 하게 된다면 민주당은 심각한 위기에 몰릴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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