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남자 컴파운드 단체, 극적 슛오프 끝에 인도 물리치고 금메달
ㆍ김우진, 남자 리커브 이우석 꺾고 금…여자 컴파운드 단체도 금
ㆍ경쟁국들 성장 속 기대보다 적지만 대회 금메달 절반 수확 성과
227-229.
한국과 인도의 남자 컴파운드 궁사들이 24개의 화살을 모두 쐈을 때 전광판에 합계 점수가 새겨졌다. 한국 양궁에게 유독 잔혹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 금메달이 날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과녁을 확인한 심판이 양팀의 과녁 앞에서 팔을 좌우로 쭉 뻗었다. 동점이었다. 9점과 10점 과녁 사이에 애매하게 걸쳤던 화살 두 발의 점수가 9점에서 10점으로 정정되며 229-229. 극적인 슛오프에 들어갔다.
그 순간 한국 양궁은 악몽에서 깨어났다. 남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28일 인도네시아 겔로라 붕 카르노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인도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 걸린 8개의 금메달 중 7개를 따겠다는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 23일 리커브 여자 개인전에서 장혜진이 8강, 강채영이 준결승에서 패하며 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지난 27일엔 남자 리커브 단체전과 혼성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에서도 한국은 은메달에 머물렀다.
남자 컴파운드 대표 김종호(24·현대제철)는 그날 혼성 컴파운드 경기에 출전했다. 마지막에 8점을 쏴 150-151 한 점차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탓에 잠도 이루지 못했다.
남자 단체전에 함께 출전한 최용희(34·현대제철)에게는 4년 전의 빚이 있었다. 2014 인천 대회에서 인도에 져 우승을 놓쳤는데 결승전에서 다시 만났다.
그러나 두 점 차로 진 줄 알았던 경기가 동점으로 바뀌는 순간, 악몽에서 깬 둘은 슛오프에서 결정적인 화살을 날렸다.
최용희가 먼저 과녁 한가운데를 맞히는 ‘엑스텐’을 기록했고, 세번째로 나선 김종호도 침착하게 10점을 쐈다. 슛오프 결과는 29-29였지만, 인도는 엑스텐이 없어 금메달은 한국이 차지했다.
우승의 주역이 된 최용희는 “슛오프를 기다리는 1분 동안 하늘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기도했다”며 “인천에서 인도에 진 악몽도 순간순간 떠올랐지만, 동생들이 끝까지 악착같이 버텨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앞서 열린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최보민(34·청주시청), 송윤수(23), 소채원(21·이상 현대모비스)으로 구성된 여자팀은 결승에서 인도에 231-228 승리를 거뒀다. 집안 대결로 펼쳐졌던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는 김우진(26·청주시청)이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을 세트 승점 6-4로 꺾고 금메달을 하나 더 보탰다.
한국 양궁은 경쟁국들의 성장과 양궁장의 변화무쌍한 바람 속에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마지막 날 컴파운드에서 극적인 승리로 메달을 보태며 대회 금메달의 절반인 4개를 수확했다. 다음 기회에 한 단계 도약할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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