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경북지역 산불로 불에 탄 의성군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에서 해제하는 논의가 시작된다.
국가유산청은 21일 “산불로 전소된 국가지정문화유산 3건에 대해 관계전문가의 현장 조사 및 논의를 거쳐 문화유산위원회에서 지정 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토 대상은 보물인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과 가운루, 국가민속문화유산인 경북 청송군의 사남고택 등이다. 이들 문화유산은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봤다. 의성 고운사는 연수전, 가운루 등 일부 전각이 전소됐고, 고운사에 모셔져 있던 또다른 보물인 석조여래좌상의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대) 또한 불에 탔다. 사남고택도 전소됐다.
이 보물들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커 안타까움을 더 한다. 연수전은 영조와 고종이 기로소(耆老所·조선 시대 연로한 고위 관료의 친목·예우를 위해 설치한 관서)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왕실에서 세운 건물로 2020년 8월 보물로 지정됐다.
1688년에 지어진 가운루는 팔작지붕을 갖춘 누각으로 계곡의 양안을 가로질러 지은 사찰 누각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조선 중·후기의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고 건립 연대도 명확해 지난해 7월 보물로 지정됐다. 2014년 6월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남고택은 평산 신씨 31세손 신치학이 18세기 후반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이다.
국가유산청은 사남고택을 대상으로 지난 5월6~9일,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는 지난달 9~20일 각각 정밀수습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를 거쳐 연수전의 부재 283점(목부재 2점, 철물 206점, 기와 75점), 가운루의 부재 269점(목부재 113점, 철물 151점, 기와 5점)을 의성군과 고운사에 인계했으며, 사남고택의 부재 72점(목부재 13점, 철물 43점, 기와 14점, 기타 2점)은 청송군에 인계했다. 수습된 부재는 향후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전시 및 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산불 피해로 인한 잔해물 정리와 문화유산 복구를 위한 긴급보수비 27억원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해 2차 피해 방지사업을 최우선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고운사 연수전 등 산불 피해 문화유산의 복구를 위한 설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지난 산불로 피해를 본 다른 시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수습조사도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수행기관을 대상으로 한 현장교육도 실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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