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 KT 위즈 제공

 

“서로를 보며 자극도 받지만, 의지도 많이 하게되는 것 같아요.”

프로야구 KT는 시즌 초와 달리 온전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가는 중이다. 부진했던 이대은은 마무리로 보직을 옮겼고, 좌완 금민철도 한달째 2군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김민수(27)-김민(20)-배제성(23) 등 세 명의 젊은 우완투수들이 로테이션에 뿌리를 내렸다.

세 투수 모두 경기에 따라 기복이 큰 편이다. 한 경기 잘던져도 다음 경기 부진한, 소위 ‘퐁당퐁당’식 투구를 보여주는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강철 KT 감독은 세 젊은 투수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감으로 점찍어뒀고, 기회를 주면서 성장시키고 있다.

이 감독이 세 선수에게 나란히 선발 기회를 주면서 기대하는 효과는 또 있다. 서로 자극받고 성장하는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저도 해태 시절에 (조)계현이 형과 함께 뛰면서 자극 받았다. 형이 승리를 따내면 나도 꼭 승리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경기에 나섰다”며 “세 투수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이 흘러 자극받고 성장했으면 좋겠다. 선수라면 은퇴하기 전까지 몸에 지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산을 상대로 시즌 4승(7패)을 거둔 배제성도 이 감독이 말한 ‘경쟁과 자극’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민수와 김민을 ‘자극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의지도 많이 하는 사이’라고 했다. 배제성은 “내 옆의 선수가 못한다고, 내가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옆 선수가 잘해도 내가 잘 할 수도 있다”며 “서로 잘 안풀리는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를 나눈다. 함께 선발진에 있으니 더 재밌게 야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보완해야할 점도 많다는 걸 배제성도 잘 알고 있다. 배제성은 “요즘 경기를 하다보면 손에 힘이 빠지고, 공을 놓는 위치도 조금씩 내려가는 게 느껴진다”며 “풀타임 선발로 뛰기 전에는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하고 나니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배제성은 5.2이닝 동안 2실점하며 승리를 따냈지만 사사구를 7개나 내주며 불안하게 경기했다. 특히 3회말 4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는데, 그 때 ‘손에서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배제성은 그래서 올 시즌 전반기 자신의 점수를 ‘50점’이라 낮춰 말했다. 그러면서 “선발 등판이라는 좋은 기회를 주어진데 대해 늘 감사하고 있다. 남은 시즌 마운드 위에서 죽어라 던지도록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후반기 자신의 점수를 더 높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