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국민의힘이 첫 제안
“식사 자리” “정책 회동” 이견
24일 만에 TV토론 방식 합의 후
열흘 넘게 “상대방이 비협조적”
신경전 길어지는 속사정 두고
야당 일각 “윤심 탓?” 의구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책토론을 하기로 약속한 지 열흘이 지나도록 토론 방식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TV토론과 별개로 비공개 회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TV토론이라도 하루빨리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6일 양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민주당에 먼저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하면서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민주당 대표실은 공개 정책 회동을 하자는 취지로 회신했고 국민의힘은 편하게 식사나 한번 하자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진전되지 못했다고 민주당 측은 주장했다.
양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만나 회동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견해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을 갔을 때 (이 대표가) 내 옆에 앉아서 ‘밥 한번 먹자’고 했더니 이 대표가 ‘국민은 밥만 먹는 것 안 좋아해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에게) 어떻게 하면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지 토론을 하자 했더니 거절했다”며 “마치 야당이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찰 끝에 양당은 지난달 26일 TV토론 방식의 공개 회동에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당대표끼리 정책 관련 주제로 공개 TV토론을 하자”면서도 “아울러 국정 운영 방향을 놓고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비공개 회동을 추가로 요구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정책토론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공개 TV토론 방식으로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비공개 회동 요구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았다.
합의 후 열흘이 넘도록 양당은 상대 당이 회동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에서 비공개 회담을 하자고 하는데 당초에 합의했던 대로 공개적으로 주제와 형식을 자유롭게 해서 이번 주에 양당 대표간 회담을 하자고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김 대표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공개토론이라면 TV토론을 포함해 민생을 위한 제대로 된 토론을 하자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며 권 대변인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공지했다.
회동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으면서 양당 대표 간 신경전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반대 부산 장외집회에 참석한 이 대표를 겨냥해 지난 4일 “제1야당 대표가 여당 대표와 회담을 하자는 제안에는 딴전인 채 길거리 투쟁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TV토론과 별개로 긴밀하게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비공개 회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도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TV로) 공개적으로 싸울 필요가 있냐”면서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TV토론은 하되 (비공개로) 대표 회담을 하자는 건데 상대가 비공개 회담은 협상 여지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무책임한 태도로 빨리 TV토론만 하자고 재촉하니 아무것도 진전된 바가 없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국민의힘 측에서는 TV토론 개최 여부에 대한 확답은 주지 않은 채 토론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비공개 회동은 무조건 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실무 단위 논의를 이번 주 중으로 추가로 이어나가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은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의중을 살펴 진행을 늦추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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