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21일 “윤석열 정부 1년은 역주행으로 가득한 총체적 파탄”이라며 “향후 10년의 골든타임을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 발인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며 정부를 향해 “말도 안 되는 주 69시간제로 포문을 열더니,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겠다며 대기업 노조가 중소기업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는 괴담을 퍼뜨려 노동 탄압의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보건의료에 있어서 공공성의 부족함이 명백한데도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공공병원의 병상, 인력, 예산을 모두 줄이고 의료 민영화까지 대놓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외교에 대해서는 “오로지 우방을 앞세운 맹목적인 미·일 의존 외교전략만 있었다. 건수만 생기면 중국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이미 G7(주요 7개국) 국가들은 중국과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관계임을 공식화했고, 미국도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 적극적인 협상의 태도로 선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표는 “건전재정 한다면서 재벌과 집 부자들 세금을 깎아주는 ‘어거지’ 경제에 민생이 신음하고 있다”며 “기업들 세금 깎아주고 규제도 완화했는데 낙수(효과)는 어디로 간 것이냐”고 말했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이 ‘저출생 대응을 위해 노동 개혁을 서두르겠다’ 밝히더니 나온 것이 주 69시간제다. 육아휴직이 있어도 못 쓰는 것이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현실”이라며 “단 한 가지도 아이를 낳을 생각이 들만한 요소가 없다.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노동을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당대표가 되면 원전 부지 내 사용 후 핵연료 임시 저장을 막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그럼 어디에 저장하겠다는 거냐”면서 “고준위 방폐장 관련 논의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언론 길들이기, 시행령 통치, 거부권 통치, 사정기관을 통한 ‘법폭 통치’”를 한다고 비판하며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마찬가지다. 집권만 하면 피해자 코스프레를 시작하고, 야당이 되면 정반대로 언론자유의 수호자 코스프레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복지국가를 넘어서는 사회생태국가로 나아갈 것”이라며 “향후 10년 안에 1000년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의 골든타임을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난 3년간 진행된 선거제도 개혁의 시작과 끝은 ‘비례성과 대표성의 확대’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자는 요구였다”고 말했다. 지난 19~20일 여·야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겨냥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을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참으로 유감”이라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제 와서 의원 정수 축소가 국회개혁 방안이라고 하신다. 정치개혁은 특권과 무능의 축소이지 의원 축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국회 후쿠시마 특별위원회 가동, ‘부자감세’ 철회 후 민생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전세사기 특별법과 노란봉투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 4년, 양당체제 극복과 대안정당을 향한 정의당의 노력은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정의당은 6월24일 전국위원회에서 혁신 재창당의 방향을 결정한다. 혁신재창당은 처절한 성찰과 구체적 반성 위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