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첫 월드컵에서 3위를 했던 크로아티아는 이후 좀처럼 월드컵에서 고전했다. 세 번 나간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고배를 들었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엔 출전하지도 못했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 같은 정상급 미드필더들을 앞세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출발은 다르다. 크로아티아는 17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모드리치의 발 끝에서 시작된 두 골에 힘입어 나이지리아를 2-0으로 꺾고 조 선두로 나섰다.
전반 초반부터 중거리슈팅으로 나이지리아 골문을 두들긴 크로아티아는 전반 3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모드리치가 오른쪽 코너에서 띄운 공을 안테 레비치(프랑크푸르트)가 머리로 살짝 방향을 바꿨고, 떨어지는 공에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가 다이빙 헤딩슛을 했다. 살짝 방향이 틀어진 공은 나이지리아 오그헤네카로 에테보(라스팔마스)의 발을 맞고 골문으로 향했다. 에테보의 자책골이 기록되며 크로아티아가 1-0으로 앞섰다.
후반 27분 추가골 역시 코너킥에서 비롯됐다. 모드리치가 이번엔 왼쪽 코너에서 문전으로 공을 띄웠는데, 공중볼을 다투는 상황에서 나이지리아 윌리엄 에콩(부르사스포르)이 만주키치의 목을 두 손으로 감은 채 매달려 넘어뜨렸다. 주심은 즉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모드리치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공을 왼쪽 구석으로 낮게 찼고, 나이지리아 골키퍼 프란시스코 우조호(데포르티보 B팀)는 반대편으로 넘어져 골이 됐다.
나이지리아는 빅터 모제스(첼시)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슈팅수는 14-10으로 크로아티아에 앞섰지만, 결정력이 나빴다. 크로아티아가 두 골을 넣은 뒤에도 나이지리아는 상대를 거세게 몰아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의 수비는 경기 막판까지 견고했다.
크로아티아는 승점 3점을 먼저 따 이번 대회 ‘죽음의 조’로 꼽힌 D조 선두로 나섰다. 앞서 1-1로 비긴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가 승점 1점으로 공동 2위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첫 경기 무승부에 그친 아르헨티나와 22일 오전 3시에 만난다. 나이지리아로서는 첫 경기 ‘깜짝 무승부’에 성공한 아이슬란드와의 23일 경기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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