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큰 키를 자랑하는 여자배구 외인 선수들이 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더블트리호텔에서 열린 2019 KOVO 여자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마친 뒤 김윤휘 KOVO 사무총장(가운데)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에 2m 이상 외인 선수가 현실로 다가왔다. 팀 전력의 절반을 책임지는 외인 선수가 이룰 벽이 높아지면서 이에 맞서야할 각 팀은 대응책을 과제로 안게 됐다.
3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m 이상 장신 선수가 총 2명 지명됐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KGC인삼공사는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히던 발렌티나 디우프(26·이탈리아·2m4)를 지명했고, 3순위 GS칼텍스는 최장신 메레테 러츠(24·미국·2m6)를 택했다. 프로배구 출범 이래 여자부에서 2m 이상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없었다. 여자부 최장신 선수는 2012~2013시즌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야나(1m99)였다.
두 선수 외에도 신장 1m96의 셰리단 앳킨슨까지 도로공사의 지명을 받았다. 현재 국내 최장신 선수인 양효진(30·현대건설)이나 김세영(38·흥국생명·이상 1m90)와 키가 비슷하거나 10㎝ 가량 큰 선수들이 각기 다른 세 팀에 배치된 것이다. 다른 선수를 봐도 외인 선수의 신장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게 보인다. 흥국생명이 새로 지명한 줄리아 파스구치(26·이탈리아)의 신장도 1m89로, 지난 시즌 최장신인 알레나(1m90)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음 시즌 최단신 외인이 된 현대건설의 마야(1m87)는 지난 시즌 최단신이던 파튜보다도 7㎝가 크다.
올해 트라이아웃에서 장신 선수들이 전보다 늘어나면서, 각 팀 관계자들도 높이의 우위를 무시할 수 없었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배구를 구사한다는 GS칼텍스가 빠른 선수를 뽑으리란 예상을 깨고 최장신 러츠를 지목한 것이 단적인 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다른 외국인선수들이 키가 크지 않았다면 빠른 선수를 선택하는 게 맞겠지만, 올해 외인 선수 흐름에 비춰보면 작은 선수로는 부담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가운데 2m에 가까운 선수들을 뽑지 못한 팀들은 장신 선수들의 벽을 공략할 타개책을 일찌감치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졸지에 최단신 외인 선수가 된 마야와 재계약한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은 “마야가 블로킹벽보다 위에서 타점을 잡고 공격하는 상황이 줄어들 것 같다”며 “오프시즌 동안 마야가 블로킹 벽을 이용해 공격하는 테크닉을 익힐 수 있게 많이 훈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파스구치를 지명한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도 “지명권이 앞에 있었다면 장신 선수를 뽑았을 것”이라면서도 “파스구치는 수비가 뛰어나 이재영과 함께 레프트를 소화할 수도 있다. 상대의 공격을 후위에서 잘 막아내 실점을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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