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소신파’인 조응천 의원이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준석과 조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유력 주자로 30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떠오르는 데 대해 “내년 대선에 대한 저들의 절박함과 간절함을 실감했다”며 “이준석 체제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만 인식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갈등해결 능력을 상실한 정치시스템을 퇴출시키고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답’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글을 썼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당내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과 중앙당에서 실시한 2차례 집단심층면접조사(FGI)를 통해 생생한 민심을 확인했다”며 “일부 최고위원들과 의원들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당내 특위구성을 채근한다. ‘변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5월25일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대표는 ‘지금 대선을 치르면 민주당이 다시 국민 힘을 받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임을 받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민심 경청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며 “일주일간 전국적으로 민생을 청취한 뒤 6월1일 ‘대국민 보고’를 진행하고 당의 향후 방향, 정책 목표 등에 대해 밝힐 예정으로 각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별로 열심히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고 글을 썼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민심경청) 프로젝트 출범 후 조국 전 장관이 <조국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6월1일 발간한다고 발표했다. 하필이면 프로젝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는 날과 같다”고 했다. 조 의원은 “4·7 재·보궐선거의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는 중에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이 당으로서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당의 주요 대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어쩔 수 없다. 경선 통과가 중요하니 일단 검찰·언론 개혁을 업고 가고 본선에서 중도로 가면 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묻고 싶다. 정말 그러면 대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나. 당원들과 국민들이 그런 수에 넘어가주는가. 다 같이 터놓고 이야기라도 해봐야 할 일 아닌가”라고도 했다.

조 의원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