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4차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
40조원 기금 운용 방안 확정
‘차입금 5000억·300인 이상’
대한항공 등 10여곳 조건 부합
저비용항공사에도 길 열어놔
정부·지자체 40만 일자리 공급
저신용 회사채 매입기구 설립
정부가 최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받을 기업의 규모를 ‘차입금 5000억원·근로자 300명 이상’으로 정하고 ‘근로자 수 90%를 6개월 동안 유지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기금 중 1조원은 협력업체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40만개, 청년 등을 위한 민간 일자리 15만개 창출 계획도 구체화했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됐던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 및 공공·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의 세부 내용을 마련한 것이다. 일자리 지키기에 방점이 찍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12일 개정 산업은행법 시행령을 근거로 항공·해운업 등으로 정해진 기금 지원 대상에 규모와 조건을 추가했다. 차입금 5000억원·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기업이 기금 지원 대상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해운사 약 10곳 이 기준에 부합한다.
다만 예외를 뒀다. 기업 규모가 작아도 고용안정·국가안보·산업생태계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재부·금융위원회가 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정부 판단에 따라 산은 심의를 거쳐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기금을 지원받으려는 회사는 5월1일(개정 산은법 시행일) 기준 근로자 수의 90% 이상을 기금 지원 개시일로부터 6개월간 유지해야 한다. 또 고용 유지를 위한 노사 노력사항을 산은에 제출해야 한다.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도 필수사항이다.
정부는 영세한 항공업종 지상 조업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업체 지원 특화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의 지원 방안 및 기금 조성 방식은 논의 중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는 1조원 정도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청년 일자리 55만개의 구체적 방향도 나왔다. 청년과 여성, 실직자 등 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부 부처가 일자리 10만개를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관광지, 소규모 공연장, 의료기관 방역(1만2229개), 코로나19로 급증한 1회용품 재활용 지원(1만843개), 크라우드소싱 기반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세트 구축(2만개) 등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공공일자리 30만개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방역단 등 생활방역지원 분야(7만8200개), 지자체 특성화 사업(5만6500개), 공공업무 긴급지원(4만5200개), 골목상권 회복 지원(3900개) 등 10개 분야에 걸쳐 조성된다.
민간부문에서는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키로 했다.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이 정보기술(IT) 활용 직무에 15~34세 미취업 청년을 채용하면 월 최대 190만원을, 관광·호텔 분야 등에서 15~34세 청년을 신규 채용하거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직한 구직자를 채용하면 월 최대 100만원을 정부가 최장 6개월간 지원한다.
정부는 산은·한국은행과 함께 저신용등급 회사채·기업어음(CP)·단기사채 등을 사들이는 매입기구(SPV)를 설립하는 방안도 구체화했다. 조성 규모는 10조원으로, 산은이 정부 출자금 1조원과 후순위 대출 1조원을, 한은이 선순위 대출로 8조원을 각각 출자한다. AA~BB등급의 회사채, A1~A3등급의 CP·단기사채 등 기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이 매입하지 않은 비우량 회사채가 매입 대상이다. 정부는 SPV를 산은에 설치하고, 6개월간 운영한 뒤 매입 규모가 커지면 SPV 운용 규모를 20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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