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을 앞두고 16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배구 대표팀 공개훈련에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오른쪽)이 정대영과 함께 통역을 바라보고 있다. 진천 | 연합뉴스
“어린 친구들에게 ‘만약 내가 일찍 결혼했으면 너희만한 딸들이 있었어’라고 농담도 하곤 했어요.”
정대영(38·한국도로공사)은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근 7년만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했다. 오는 19일 출국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2주차 경기에 참가하기 위함이다. 지난 16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대영은 “당시에 함께 현역 생활 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코칭스태프로 와 있다. 처음엔 적응이 안됐다”고 말했다.
여러 어린 선수들과도 함께 지내고 있는 점도 쉬이 적응하기 어려운 점일 것 같았다. 대표팀에는 2018~2019 V-리그 여자부 신인왕 정지윤(18·현대건설)과 이주아(19·흥국생명), 박은진(20·KGC인삼공사) 등 지난 시즌 프로에 갓 데뷔한 어린 선수들도 함께 합류해있다. 정지윤의 경우 출생년도만 따지면 정대영과 20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정대영은 “어린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서 말도 많이 걸어줬다. 덕분에 잘 지낸다”며 “나도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합류한 경험이 있다. 어린 나이에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프로 선수,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도 담당해야 하는 정대영은 대표팀 합류를 조금은 망설였다고 했다. 대표팀 은퇴 의사도 이미 수년전에 밝혔던 상황. 그러나 신임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아직 V-리그에서 경쟁력있는 센터로 활약중인 정대영을 대표팀에 뽑았다. 정대영은 “도쿄 올림픽 본선행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님도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천해주셨고, 실제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VNL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 진출권을 얻기 위해 예선을 치러야 하는 대표팀은 사상 첫 외인 감독 라바리니의 지휘를 받고 있다. 선수들 모두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유럽식 배구’가 익숙하지 않은데도 이를 익히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정대영은 “파워풀한 배구, 더욱 공격적인 배구를 감독님이 강조하신다”며 “센터들에게는 더 많은 상대 공격수들을 따라붙어 블로킹할 수 있도록 주문하신다.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영은 일단 5주간의 VNL 일정 중 1·2주차만 소화하기로 했다. 올림픽 예선전도 함께 치르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대표팀이 올림픽 티켓을 얻었을 때, 정대영은 도쿄에서 런던 때의 아쉬움을 털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정대영은 “VNL에서는 3주차부터 합류하는 (김)연경이와 함께 뛰지는 못한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에서 함께 뛰며 런던 때의 아쉬움을 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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