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놀라면서, 나보고 ‘링컨’을 닮았다고 하더군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프로야구 키움과 한화의 2019시즌 네번째 맞대결에 앞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다름아닌 키움의 외인 타자 제리 샌즈(32)였다. 두상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머리를 짧게 깎고 경기 전 훈련에 임했다.
보는 사람들의 의문을 자아낼만 했다. 그가 뛰는 키움은 최근 9연속 위닝시리즈 행진이 끝나긴 했지만 여전히 3위에 오르며 순항중이고, 샌즈 또한 타율 6위(0.325), 타점 공동 5위(36점), 최다안타 2위(55개) 등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아이들이랑 놀다가 잘랐나”고 농담하며 의아해할 정도였다. 궁금증이 커진 가운데 샌즈가 내놓은 답은 평범했다. “그냥 더워서 잘랐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맘 때쯤 날이 더워지면 머리를 짧게 자르곤 했어요.”
그러나 샌즈의 짧은 머리를 대전 원정길에 발견한 동료 선수들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샌즈는 “머리를 자를 때는 한국에서 ‘짧은 머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몰랐다”며 “통역과 선수들이 설명해주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샌즈는 마주친 선수들마다 신기한 듯 한마디씩을 던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들 나보고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 나오는 링컨을 닮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샌즈가 언급한 링컨 버로우스는 드라마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의 형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있다가 스코필드와 함께 탈옥을 시도하는 인물이다. 샌즈는 질세라 “(김)규민이 나처럼 머리를 짧게 깎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잘생긴 줄 알더라”며 받아쳤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히어로즈에 합류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해 재계약한 샌즈는 올 시즌 한껏 분위기가 고조된 더그아웃에서 더욱 즐겁게 시즌을 나고 있다. 성적도 좋을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선수들과 장난을 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올 시즌에는 아내 모건과 두 아들 일라이, 터커도 한국에서 함께 보내며 마음도 더욱 안정됐다. 좋은 성적도 거기서 비롯됐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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