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우.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의 미래입니다. 완벽히 믿음을 주지 못했지만 충분한 자질을 갖춘 선수입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전을 앞두고 이날 선발인 김민우(24)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을 함께 표했다. 한 감독은 “아직 밸런스가 완벽히 잡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자신의 공을 믿고, 또 경험이 쌓이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 좋은 하드웨어를 갖춘만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까지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김민우가 모처럼 호투하며 298일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김민우는 이날 5.2이닝 5안타 2실점으로 강력한 키움 타선을 잘 상대한 끝에 팀의 7-3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선발승을 품에 안았다.

김민우는 1회초 불안감을 노출했다. 2사 1루에서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제리 샌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타자들과의 승부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1회에만 투구수가 28개에 달했다.

그러나 한화 중심타선이 오랜만에 폭발해 김민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화는 0-1로 뒤진 1회말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최진행이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2010년 5월12일 자신의 통산 첫 만루포 이후 9년하고도 2일만에 나온 개인통산 2호 만루홈런이었다. 3회말에는 제라드 호잉과 김태균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더 보탰고, 5회말에는 2사에서 호잉이 시즌 6호 솔로포로 한 점을 더 달아나 6-2를 만들었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김민우는 안정을 찾았다. 3회 첫 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줘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으나 박병호에게 희생뜬공을 내주고 한 점만 줬을뿐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했다. 2회와 4회, 그리고 5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김민우는 6회초 투아웃까지 잡고 샌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음 투수 임준섭이 후속타자를 땅볼로 잡아내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한화는 7회말 2사 후 호잉과 김태균의 연속 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이성열 타석에서 나온 패스트볼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키움은 8회초 김하성의 적시타로 1점을 쫓아갔지만 한화는 셋업맨 박상원, 마무리 정우람이 차례로 등판하며 실점을 막고 김민우의 승리를 지켰다.

직전 등판인 8일 문학 SK전에서 2.1이닝 동안 12점이나 내주며(7자책) 부진했던 김민우는 부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며 선발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 이후 대체 선발로 기용됐다가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고, 다른 투수들의 부진으로 다시 선발에 합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첫 승으로 마음고생도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호잉이 3타수 3안타에 볼넷 1개를 얻었고, 총 4차례 출루할 때마다 모두 득점하며 김민우의 일등 도우미가 됐다. 최진행의 만루포도 김민우에게 큰 힘이 됐다.

김민우는 경기 후 “1회 포크볼이 조금 높게 뜨는 것 같았는데 송진우 코치님과 장민재 형이 알려주셔서 신경쓰며 던졌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믿고 내보내주시는데 성적을 못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선발승을 거뒀다는 점보다는 제 몫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은 “오늘 승리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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