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이 서울 서초구가 도입한 전자민원서식 작성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창구에 놓인 QR코드를 촬영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서울 서초구가 종이 대신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민원을 접수하는 ‘디지털 민원실’을 구청과 모든 동주민센터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구청·주민센터에서 취급하는 민원 216개 중 86%(186개)를 민원실에 도착하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전면 운영은 전국 최초다.

서초구는 지난해 6월부터 구청 민원실 창구 5곳의 민원사무 78개를 대상으로 전자민원서식 작성시스템을 도입했다. 그간 별도의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일부 민원은 구청이나 주민센터를 찾아 직접 신청서를 작성한 뒤 창구에 제출해야 했다. 창구 담당 공무원은 신청서 내용을 PC에 입력한다.

반면 전자 시스템은 민원 신청을 개인의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민원실 창구나 구청·주민센터 홈페이지 QR코드를 촬영해 전자민원서식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필요한 민원사무를 선택한 뒤 필요한 정보를 입력한다. 입력이 끝나면 QR코드가 뜨는데, 이를 민원 창구 스캐너에 스캔하면 담당 공무원의 PC로 민원인이 입력한 정보가 그대로 전송된다.

구청·주민센터에 가지 않아도 미리 필요한 사항을 입력할 수 있는 것이다. 입력 정보 보관 기한(이틀) 내 민원실 창구를 찾아가 담당자 PC에 정보를 입력하면 신청 절차가 끝난다.

대리인도 스마트폰으로 민원인 관련 정보를 입력한 뒤, 창구에서 민원인의 신분증 사본과 도장을 제출하면 같은 시스템을 통해 민원을 신청할 수 있다.

서초구는 “지난해 6월부터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민원대기 시간이 30분에서 15분으로 줄었고, 이용자 만족도는 91%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담당 공무원도 종이 신청서의 내용을 일일이 PC에 옮길 필요가 없어 민원 처리 시간도 줄어든다. 문서를 인쇄하는 비용(연간 2000만원)과 문서 편철에 필요한 직원(6명)의 인건비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서초구는 분석했다.

이에 구청뿐 아니라 주민센터 민원실로 시스템을 확대해 이날부터 지역 내 민원 창구의 98%(189곳), 민원실 처리 민원의 86%(186개)가 적용된다.

서초구 관계자는 “70대 어르신도 스마트폰으로 생각보다 쉽게 민원을 처리해서 놀랐다. 호응도가 높았기 때문에 디지털 민원실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종이 신청서가 익숙한 고령층을 위해 기존의 종이 신청서 제출 방식도 병행할 예정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디지털 민원실을 도입하면 연 200만장의 종이 신청서를 별도로 받을 필요가 없어져 나무 200그루를 보존하는 효과가 있다”며 “일정 기간 문서를 보관하기 위한 약 120평의 창고를 운영할 필요가 없어져 연간 2억4000만원의 임대료도 절감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