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대법원이 (한·일 관계 악화의) 주범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하나의 요인을 제공해준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가 피해의식 차원에서만 모든 것을 보지 말고, 우리가 나서서 일본을 끌고갈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총리는 2012년 대법원이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일본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내린 확정판결과 2018년 일본 강제동원 기업의 피해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두고 “그 법원의 판결을 집행하려고 하는 데서 한일 간의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질문에 나선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리님의 답변에 의하면 한일관계 악화의 주범은 대법원이다. 그렇게 생각하시냐”고 묻자 한 총리는 “대법원이 주범이라고 할 수 없지만 분명히 하나의 요인을 제공해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 판결이 저는 대법원이 내릴 수 없는 판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이후에 국제법 학자들이 가져온 일관된 입장하고 달라졌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되느냐는 판단을 최고의 통치권자(대통령)로서는 할 수 밖에 없느냐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판결 때문에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하고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주범은 일본 아니냐, ‘너희들이 문제의 해법을 가져와라’ 이렇게 얘기하는 게 주권국가로서 당연히 해야 될 이야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현재 국제사회에 있어서 위치는 일본보다 (한국이) 일부 분야에서는 높은 분야도 많다”며 “그러니까 이제는 우리가 피해 의식 차원에서만 모든 것을 보지 말고 우리가 나서서 일본을 끌고 갈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의석에서 고성이 들리자 한 총리는 “저에게 질문을 안 하셨기 때문에 제가 답변을 안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대단한 논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한·일 관계를) 끌고 가려면 막 퍼줘야 되고 뒤통수도 맞아도 안 아픈 척하고…”라고 말하자 한 총리는 “굴욕 외교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치나 전 세계에 있어서 지위를 굉장히 폄하하는 거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협정 타결 후 ‘우리가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야 된다’하는 말씀이 저는 귀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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