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치 정상영업 합니다

독서 모임 중상모략 지음 | 모두북스 | 276쪽 | 2만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꽤 오래 떠돌았던 사진 중에 폐허 앞에 ‘우리식당 정상영업 합니다’라는 문구의 파란 현수막 걸린 것이 있었다. 폐허와 정상영업 간의 아이러니가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이 현수막의 후속작을 본 것은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여의도 집회에서였다. ‘우리나라 정상영업 합니다’. 대통령이 정치를 포기하고 시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밀었지만, 한국은 시민들이 정상화되게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읽었다.

<우리정치 정상영업 합니다>에도 저자들의 그런 소망과 의지가 담겼다. 책은 주로 각 세대별 특징과, 이들의 투표 성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다가올 선거에서 민심을 이해하고 그들의 선택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현 시대의 문제인 ‘저출생’과 ‘가짜뉴스’, ‘정치의 실종’에 대해서도 다뤘다.

선거 전략서로 부를 수도 있지만, 민의를 읽고 표를 끌어오는 것이 민주주의 본령이라는 점에서 정치가 정상영업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기도 하다. 양극화에 따른 극한 대립으로 정상화와 거리가 먼 한국 정치가 바뀌길 바라는 게 저자들의 바람이다.

저자인 독서 모임 중상모략은 정상영업하는 우리정치를 꿈꾸며 때로는 책을 읽고 자주 생각을 나눈 이들이다. 선출직 구의원(함대건·고강섭)과 언론인(윤승민·조형국), 현직·예비 법조인(홍수민·곽준영),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관(장미희·이정훈)과 정치 컨설턴트(김효태) 등으로 구성됐다. ‘근거 없이 헐뜯는 말과 남을 해롭게 하는 속임수’(中傷謀略) 대신 ‘대중의 상상과 함께 꾸미는 술책, 시민의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꾀’(衆想謨略)를 지향한다. 이들은 만나면서 경험한 것들을 더 많은 독자와 공유하고픈 마음에 책을 냈다. 선거에 출마할 이들뿐 아니라, 선거로 선출된 정치인들의 향후 정치 활동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