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베니스비엔날레 19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설치 전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에 30년 전 건립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두꺼비가 새롭게 만들 수 있을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7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 베니스비엔날레 19회 국제건축전의 한국관 전시 주제가 ‘두껍아 두껍아 : 집의 시간’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베니스비엔날레는 짝수해에는 미술전, 홀수해에는 건축전을 개최한다. 올해 건축전은 오는 5월10일부터 11월23일까지 약 6개월간 열린다.

올해는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 한국관이 건립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관은 한국 건축가인 고 김석철 교수와 이탈리아 건축가 프랑코 만쿠조가 공동설계했다. 현재 자르디니 공원에 들어선 비엔날레 건축전 국가관 중 가장 늦게 세워진 것이며, 다른 나라의 건축가들이 처음 공동설계한 국가관이기도 하다.

한국관 공동 예술감독인 CAC 소속의 정다영 큐레이터는 “전래동요(두껍아)의 가사는 집의 재생과 변화를 뜻하는 가사로 가득 차 있다. 두꺼비는 동·서양 설화에서 모두 변화와 재생을 상징한다”며 “30년은 건축물의 철거를 논의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국관의 과거와 미래, 한계와 베니스에 닥친 기후위기까지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2025 베니스비엔날레 19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참여 작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현종, 박희찬, 이다미, 양예나 작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전시에 참여한 작가 4명은 한국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염두에 둔 전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예나 작가의 ‘파빌리온 아래 삼천만 년’은 가상의 인간형 생명체가 한국관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허구의 설정을 가상의 발굴 현장 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한국관이 설치되기 전, 국가라는 개념도 성립하기 이전의 건축과 시간의 개념을 재해석하고자 했다.

1995년 준공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의 모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박희찬 작가의 ‘나무의 시간’은 한국관의 특징을 관람객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한국관 주변에 설치물과 드로잉을 배치한 작품이다. 한국관은 건립 당시 서양의 국가관과 달리 주변 나무의 뿌리도 건들지 않고 유리를 통해 주변 환경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현종 작가의 ‘새로운 항해’는 한국관 옥상에 배와 돛 모양의 전시물을 설치해 한국관의 공간과 역사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다영 큐레이터는 “비엔날레는 그간 외부의 자연적인 요소보다는 작품과 작가를 생각해 오던 장이었다”며 “이번 전시는 한국관이 위치한 땅의 문제, 자연적 요소, 원초적 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2025 베니스비엔날레 19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포스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