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평가·반성은 없이
지도부 “부족했다” 메시지
일각선 쇄신 목소리 강조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줌(ZOOM)을 통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패배 후와는 달리 의원들 사이 쇄신 목소리가 크지 않다. 2030세대 비대위원들의 쇄신 요구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정권 재창출에 우리가 실패했으면 그 원인을 찾아서 제대로 청산하는 것이 순서인데 대선 평가도 안하고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선 다음날인 지난 10일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한 비대위 체제로 6월 지방선거를 치르기로 하면서도 대선 평가와 반성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 대해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당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비대위 외에 공개적으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이후 20·30대 초선의원 5명의 성명서를 시작으로 초선·재선 의원들이 선수별 모임을 통해 선거 패인과 쇄신에 대해 토론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이 “우리가 부족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어떤 점이 구체적으로 부족했는지에 대해서는 백가쟁명식 의견만 난무한다. 열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는 검찰개혁·언론개혁 부족을 꼽고 있다. 부동산 등 민생 문제로 부동층 표심을 얻지 못해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재명 후보가 0.73%포인트로 석패한 것도 민주당의 공이 아니라 일부 20·30대 남성의 입맛에 맞는 의견만 대변한 국민의힘에 대한 반발심리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내부에서 더 적극적으로 쇄신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0.7%포인트 패배-민주당은 ‘0.7%만큼만’ 혁신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내에서는 비대위 쇄신 움직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의원들이 움직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득표 차가 적어서 쇄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게 아니라, 정권 교체 때문에 내상이 심한 지지자들을 다독이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데 우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당이 쇄신되지 못하면 지방선거에서도 패할 수밖에 없다. 비대위의 성과가 더디면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것 같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