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기념식과 관련한 안내책자를 전해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서 만났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종전선언 반대 재검토를 요청한 반면 윤 후보는 여러 정책들을 열거하며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함께 이날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기념식 행사에서 만났다. 두 후보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 자리에 앉아 마스크를 쓴 채 덕담을 나눴다. 두 후보가 공개석상에서 만난 것은 지난 2일 대한민국 조찬기도회 이후 일주일 만이다.

두 후보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며 대선 화두인 ‘통합’의 지도자상을 보이려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 민심을 얻으려는 의도도 읽힌다. 이 후보는 지역 순회 선거운동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지난달 25~29일에는 광주·전남, 이달 3~5일 전북을 각각 찾았다. 윤 후보는 최근 박주선·김동철 전 의원과 현역 이용호 의원 등 호남 정치인을 영입하고 전날 재경광주전남향우회를 찾아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후보가 기념식에서 남긴 메시지는 사뭇 달랐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셨고 그 결과로 한반도가 나름 안정되고 평화체제가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67%가 종전선언에 찬성한다. (윤 후보에게) 전향적 재검토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사전에 준비된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꺼내 김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과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 실시, 4대보험 실시,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문화정책 등에 대해 두루 언급했다.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선언하셨다.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해선 안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종전선언에 대한 반응은 없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차기 정부에서는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을 향한 한반도 그랜드 바겐, 대타협을 이룰 기회의 창을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승민·유설희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